공갈 미수 혐의로 재판 넘겨져
법원 "경위 불량" 집행유예 선고
A씨는 지난해 8월 24일 인천 연수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지인인 50대 여성 B씨에게 현금 1,000만 원이 들어있는 봉투를 건네며 "녹음 파일을 지워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그러나 B씨는 "10억 원이라고 얘기했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B씨는 "일주일 안에 10억 원을 가져오지 않으면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A씨가 지워 달라고 부탁한 녹음파일은 그가 성관계를 할 때 녹음된 휴대폰 음성파일이었다. A씨는 당시 성관계를 하다가 휴대폰에 저장된 B씨의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다. B씨는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가 성관계 소리가 들리자 휴대폰 녹음 버튼을 눌러 저장했다.
B씨는 지난해 8월 13일 연수구 호텔 커피숍에서 A씨와 만나 "열흘 안에 10억 원을 주지 않으면 가족에게 음성파일을 넘기겠다"고 겁을 주면서 거액을 요구했다. A씨가 8월 24일 1,000만 원을 건넨 것도 B씨의 협박 때문이었다.
그러나 B씨의 요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같은 해 9월 3일 A씨에게 '이달 10일까지 1억 원을 송금하고 음란 파일을 갖고 가시길. 만역 어길 시 사위 회사로 찾아가 협의하는 것이 빠를 듯 판단된다. 그때는 엄청난 화가 미칠 거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라고 협박성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
지속적으로 협박당한 A씨는 결국 수사기관 문을 두들겼고 B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남승민 판사는 공갈 미수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남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한 내용과 경위가 불량하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