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앞두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노심(盧心)' 구애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다퉈 친노무현계 인사들과 접촉하거나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친노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친노 적자' 강조 나선 정세균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자는 정 전 총리다. 정 전 총리는 21일 친노계 대모로 통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만나 검찰개혁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만남 이후 정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정치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가고도 한 전 총리마저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며 "이제 다시 한 전 총리의 진실 찾기에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지키는 일은 한 전 총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며 "해답은 검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19일에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아트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전에 참석해 "종로는 노 전 대통령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에 출마해 종로에서 당선됐는데, 그 다음에 제가 당선됐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대표와 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지낸 정 전 총리는 23일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다.
노무현의 사람들과 접촉면 넓히는 이재명
노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노무현의 사람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을 물려받아, 그의 전국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으로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 지사는 이 모임에 이름을 올린 노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6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 지사는 '노무현 정신' 계승도 강조하고 있다. 19일 인사동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전에 참석한 이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 사실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면서도 "사법연수원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강연 덕분에 용기를 얻어 26살에 인권변호사의 길로 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제가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으로 펼쳐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노무현 정신을 대선 공약에"
23일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조만간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한 노무현 정신을 업그레이드해 행정수도 이전 마스터플랜 등을 포함한 대선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다음날 이 전 대표를 불러 아침식사를 같이 하면서 나눴던 정권 재창출의 기쁨을 다시 전해드리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대위 대변인과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표가 쓴 취임사를 한 번에 '오케이'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는 대신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새천년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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