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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12주기 앞둔 與 잠룡들...'盧心' 구애에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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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12주기 앞둔 與 잠룡들...'盧心' 구애에 승부수

입력
2021.05.21 21:20
수정
2021.05.21 21:5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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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나와 당시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과 함께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나와 당시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과 함께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를 앞두고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이 '노심(盧心)' 구애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앞다퉈 친노무현계 인사들과 접촉하거나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친노 표심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친노 적자' 강조 나선 정세균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세균(오른쪽 두번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 동대문역 근처에서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세균(오른쪽 두번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서울 동대문역 근처에서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자는 정 전 총리다. 정 전 총리는 21일 친노계 대모로 통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만나 검찰개혁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만남 이후 정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정치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가고도 한 전 총리마저 감옥에 가두고 말았다"며 "이제 다시 한 전 총리의 진실 찾기에 함께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지키는 일은 한 전 총리의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며 "해답은 검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19일에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아트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전에 참석해 "종로는 노 전 대통령에게 매우 특별한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에 출마해 종로에서 당선됐는데, 그 다음에 제가 당선됐다"며 인연을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 대표와 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지낸 정 전 총리는 23일 경남 김해의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한다.

노무현의 사람들과 접촉면 넓히는 이재명

이재명(왼쪽) 경기지사가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김해=연합뉴스

이재명(왼쪽) 경기지사가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김해=연합뉴스

노 전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노무현의 사람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친노무현계 좌장인 이해찬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광장'을 물려받아, 그의 전국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으로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 지사는 이 모임에 이름을 올린 노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6일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이 지사는 '노무현 정신' 계승도 강조하고 있다. 19일 인사동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추모전에 참석한 이 지사는 "노 전 대통령과 사실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면서도 "사법연수원에서 진로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강연 덕분에 용기를 얻어 26살에 인권변호사의 길로 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제가 '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으로 펼쳐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노무현 정신을 대선 공약에"

이낙연(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이낙연(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23일 봉하마을 추도식에 참석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조만간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한 노무현 정신을 업그레이드해 행정수도 이전 마스터플랜 등을 포함한 대선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다음날 이 전 대표를 불러 아침식사를 같이 하면서 나눴던 정권 재창출의 기쁨을 다시 전해드리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선대위 대변인과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표가 쓴 취임사를 한 번에 '오케이'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는 대신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새천년민주당 의원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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