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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숙제 “투구수를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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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숙제 “투구수를 늘려라”

입력
2021.05.22 08: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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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워드 감독?“선발 차지할 자격 있다”
양키스전서 5회 호투, 6회에 2실점?
투구수 50개 넘으면서 구위ㆍ제구 흔들려?
직구 중심에 단조로운 투구 패턴도 문제?
“강약 조절에, 류현진처럼 커브 구사 비중 높여야”

텍사스 양현종이 20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브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3회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알링턴=AP 뉴시스

텍사스 양현종이 20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브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3회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알링턴=AP 뉴시스

“양현종이 전통적인 선발투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선 투구수를 늘려야 한다.”(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

빅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선발진에 합류한 양현종(33ㆍ텍사스)에게 투구수 극복이라는 과제가 놓였다. 그간 불펜으로 뛰며 불규칙적으로 선발로 나섰던 것과는 다르게 등판을 보장받게 된 이상 5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는 이닝이터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21일 “기존 선발인 아리하라 고헤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양현종은 현재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어 “양현종은 잘 던지고 있고, 선발을 차지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불펜으로 뛰었던 양현종이 전통적인 선발투수 역할을 소화하도록 투구수를 더 늘리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발 한 축인 고헤이가 비운 자리를 양현종으로 채우겠다는 의미다. 텍사스는 고헤이의 올 시즌 부진이 오른쪽 손가락 부상에서 왔다고 보고 복귀시점을 당기지 않고 있다.

문제는 고헤이가 장기간 자리를 비울만한 부상을 입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양현종 입장에선 이번 기회를 붙잡기 위해선 투구수가 증가할수록 나타나는 불안정한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

실제 양현종은 빅리그에서 2번 등판한 선발 경기 모두 50개를 넘어서면 흔들리는 경향을 보였다. 20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53개를 던진 5회까지는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6회부턴 볼넷에, 장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했다. 악력이 떨어지면 투수들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인 제구불안이 나온 것이다.

첫 선발등판인 6일 미네소타전에서도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50구를 넘어선 4회부터 체인지업이 뜨기 시작하면서 볼넷, 안타로 이어지며 다른 투수가 됐다.

텍사스가 SNS에 올린 라커룸 영상에 68번 양현종의 유니폼이 보인다. 텍사스 SNS 캡쳐

텍사스가 SNS에 올린 라커룸 영상에 68번 양현종의 유니폼이 보인다. 텍사스 SNS 캡쳐

우선 원인은 양현종의 훈련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텍사스와 계약이 늦어지면서 스프링캠프 참가가 늦어 제대로 훈련을 소화 못했고, 빅리그에 올라와서도 불펜(4월 27일)→불펜(5월 1일)→선발(6일)→불펜(15일)→선발(20일) 등으로 등판일정이 불규칙해 실전에서 투구수를 늘릴 기회조차 없었다. 토론토 류현진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차근차근 100개까지 투구수를 늘린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리그 수준이 KBO 리그와 다르다 보니 이닝 초반부터 과하게 힘을 쓰는 성향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선발 2경기 모두 경기 초반인 1, 2회에 140㎞ 후반대의 최고 구속이 나왔고, 마지막 이닝에선 이 보다 많게는 5㎞까지 떨어진 직구 구속을 보였다. 이런 흐름은 빅리그 신인인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에게도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으로,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 77구만에 교체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단조로운 투구패턴도 체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양현종은 올 시즌 329개 투구(베이스볼서번트 기준) 중 직구가 절반(47.1%ㆍ155개) 가량으로 가장 많았고, 변화구로 체인지업(27.7%ㆍ91개)과 슬라이더(23.1%ㆍ76개)에 의존했다.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커브 구사 비중은 지난해 KBO 수준(4.6%)에도 못 미친 2.1%(7개)에 불과하다.

반면 류현진은 총 707개 투구 가운데 직구(28.6%ㆍ202개), 체인지업(30.3%ㆍ214개), 커터(25.5%ㆍ180개) 등 3개 구질 구사 비중이 비슷했고, 커브가 13.2%(93개)에 달했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김광현과 다르게 양현종처럼 체인지업을 기반으로 강약 조절을 하며 체력 안배하는 투구를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현종이 참고할 부분이다.

봉중근 KBSN 해설위원은 “KBO에서는 베테랑이었지만, 빅리그에선 신인일 뿐이다. 공인구도 다르고 최고의 타자들과 대결 하다 보니, 강약 조절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 힘이 많이 들 것”이라며 “양현종도 류현진을 참고해 변화를 꾀하다 보면 후반기에는 전반기 때보다 더 나은 투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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