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력 철수... 2024년 완공 차질 우려
미래에셋컨소시엄이 1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전남 여수시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생활형숙박시설인 레지던스 건립을 두고 부동산 투기를 우려한 시민단체와 시의회 반발이 거세지자 미래에셋 측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은 최근 경도에서 현장 인력을 철수하고 개발 사업을 사실상 잠정 중단했다.
채창선 미래에셋 부동산개발본부장은 20일 여수시의회에서 열린 의원 간담회에서 "최근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마치 저희가 관광시설은 설치하지도 않고 생활형숙박시설 등 부동산 투기 등을 하는 모습으로 보도해 회사 내부에서 투자 및 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요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 본부장은 "전면적인 사업 재검토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설계 및 공사를 중단하고 경도 현장은 철수했고 현장 뒷정리만 하고 있다"면서 "향후 추진 일정은 이 자리에서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인 레지던스에 대해선 "경도와 유사한 싱가포르 센토사가 장기 체류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도입해 비수기 슬럼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했다"며 "지역에서 우려하는 주거시설로 사용과 부동산 투기 등의 문제는 법률 개정에 따라 일어날 수 없는 사항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설 초기 3개년 사업성을 분석해 보면 운영 수익, 금융비용, 감가상각 등을 고려할 때 3년간 2,000억 원 정도 적자가 발생한다"며 "경도 개발은 선의의 목적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변함없다"고 밝혔다.
사업 재검토 방침에 시의원들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송하진 의원은 "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면서 "특위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김행기 의원은 "사업 중단은 협박성 발언"이라며 "반대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만큼 공개적인 해명으로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도 해양관광단지는 미래에셋 측이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원 2.14㎢ 부지에 1조5,000억 원을 들여 6성급 호텔과 리조트·골프장·상업시설·해상케이블카 등을 갖춘 아시아 최고 복합 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도와 전남개발공사는 미래에셋 측에 경도관광단지에 대한 소유권을 이전하고 국비 등 1,200억 원을 투입해 연륙교 건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첫 삽을 뜬 미래에셋은 1단계 사업으로 생활형숙박시설인 레지던스 호텔 건립에 나섰다. 숙박시설은 6만5,000㎡ 부지에 사업비 7,500억 원이 투입해 지하 3층, 지상 4∼29층 규모의 11개 동(1,184실)으로 지을 예정이다.
여수지역에서는 시의회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관광시설 투자는 뒷전이고 수익성이 높은 생활형숙박시설에 투자한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래에셋은 오는 2024년까지 여수∼경도 연륙교 개통 시점에 맞춰 관광 테마시설과 숙박시설을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사업 재검토에 따라 차질이 예상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