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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린'이 쏘아 올린 역주행... 3년간 가장 많이 번 노래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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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린'이 쏘아 올린 역주행... 3년간 가장 많이 번 노래는 뭘까

입력
2021.05.21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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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역주행의 세계
10억+@... 앤 마리 '2002'의 역주행 '최대 이변'
15년 전 노래가 톱10에.... '코로나 불황형'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마지막인 줄 알았던 기회를 하늘이 가로막았다. 3년 5개월 만에 어렵게 낸 신곡으로 활동을 하려는 데 태풍이 와 음악방송이 결방했다. 제대로 무대에 서지도 못한 채 해체를 앞두고 숙소에서 짐까지 뺀 멤버들의 마음은 온통 사막 같았다. 희망이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다. 그랬던 그룹 브레이브걸스는 4년 전 발표한 곡 '롤린'(2017)으로 올 상반기 음악 시장을 강타했다. 군부대 공연을 편집한 영상이 뒤늦게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롤린'으로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지난해 여름 낸 '운전만 해'도 덩달아 요즘 인기다.

멜론·지니·플로 등 국내 주요 6개 음원 사이트 음원 소비량을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따르면 '롤린'은 3월부터 5월 8일까지 약 3억4,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총 음원 매출에서 멜론 등 음원 사업자에 돌아가는 서비스 수수료(35%)를 제외하고 음원을 유통한 음악형제들에 돌아갈 금액(이하 같은 기준)이다. 이 돈은 작사·작곡을 한 저작권자와 가수, 제작사를 비롯해 유통사 등에 분배된다. 곡 스트리밍(온라인 재생)과 다운로드 곡당 단가에 이용 횟수 등을 곱한 지표, 가온지수로 추정한 수치다.


번역 동영상으로 뒤늦게... 사연도 가지가지

그렇다면 최근 3년간 차트 역주행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곡은 무엇일까.

본보가 곡이 발표된 지 최소 4개월 뒤부터 조명받기 시작한 곡을 대상으로 가온차트 디지털 연간 차트를 분석해보니, 미국 가수 앤 마리의 '2002'로 조사됐다. 2018년 8월 발표된 이 노래는 이듬해인 2019년 6월 뒤늦게 음원 차트 정상에 올라 그해 약 10억원의 수익을 냈다. 2010년대 이후 해외 팝 음악이 K팝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던 상황에서 이례적 흥행이었다. 당시 '2002'는 마리가 2002년에 겪은 첫사랑의 경험을 '베이비 원 모어 타임'(브리트니 스피어스)과 '바이 바이 바이'(엔싱크) 등 당시 유행했던 노래 가사로 풀어 추억을 소환했고, 번역 동영상을 통해 국내에서 뒤늦게 주목받았다.

2019년엔 무명에 가까웠던 가수 임재현도 역주행 스타였다. 2018년 8월 발표한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은 2019년 5월 톱3에 오르며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받아 그해 약 9억4,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

남성 듀오 멜로망스는 2018년을 가장 빛낸 '역주행 신화'다. 2017년 7월 공개된 '선물'은 KBS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라이브 영상으로 새삼 주목받아 11월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이 뜨거운 관심은 이듬해까지 이어져 2018년 약 9억 1,000만 원의 수익이 유통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돌아갔다.


요즘 최고 인기 그룹이 '소몰이' SG워너비?

요즘 음원차트는 역주행 세상이다. 20일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 톱10엔 '롤린'을 비롯해 그룹 SG워너비 '타임리스'(2006), 라붐의 '상상더하기'(2016) 등 5곡이 발표된 지 최소 8개월이 지나 차트에 다시 올랐다.

코로나19로 올해 1~4월 음원 소비량은 팬데믹이 벌어지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8%(톱 400 기준) 줄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돼 출·퇴근 시간 음악을 듣는 시간이 줄면서 음원사이트 사용량이 뚝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TV(MBC '놀면 뭐하니?' 등)나 유튜브를 통해 주목받은 옛 노래들이 차트에서 되레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즉, 불황형 역주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음원 이용량이 줄면 예능 등 외부 요인으로 쉽게 차트가 영향을 받는다"며 "가수와 기획사 등 제작자들은 팬데믹 이후 음악 감상 습관을 잃지 않도록 음악을 노출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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