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M' 기술, 문장 맥락·검색 의도 파악해 답변
모든 주제 대화 가능한 AI '람다'도 위력적
구글, 람다에 MUM 접목 계획
'지난해 겨울 제주 한라산을 다녀왔고 올가을 일본 후지산을 등반하고 싶은데 뭘 다르게 준비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면 지금도 인터넷 검색창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손품이 필요하다. 문장으로 된 질문을 검색창이 이해하지 못하니 각각의 키워드를 따로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런 복잡한 질문도 막힘없이 술술 답하는 진화된 검색엔진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신개념 검색 서비스' 공개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온라인으로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 2021'를 열었다. 이 행사는 매년 구글이 그리는 미래 방향성과 현재 개발 중인 신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구글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신기술을 쏟아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구글이 새로 선보인 검색 기술 '멀티태스크 통합 모델(Multitask Unified Mode)이다. 구글은 이를 두고 "다음 AI 기술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자평했다.
구글은 AI를 통해 검색엔진을 계속 진화시켜왔다. 검색어의 철자가 틀려도 사용자가 뭘 검색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2018년 검색 역사상 가장 큰 도약이라며 자연언어 처리 딥러닝 언어모델 'BERT'를 도입했다.
구글은 이번에 공개한 MUM의 언어 이해 능력이 BERT보다 1,000배 더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검색창에 위 질문을 입력하면 두 산을 비교하려는 질문자의 의도를 알아채고, 후지산은 가을에 장마가 오는 만큼 방수 재킷을 챙겨야 한다는 정보까지 알려준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언어 장벽도 없앴다. 학습한 언어 수만 75개에 이른다. 한국어로 '후지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일본인이 일본어로 작성한 후지산 근처 맛집 블로그 글을 한국어로 번역해 알려준다. 사진을 분별하는 기능도 갖춰, 갖고 있는 등산화 사진을 띄우고 "후지산에서 착용 가능?"이라고 검색하면 추천 장비 목록을 보여준다.
사람처럼 말하는 대화 모델 '람다' 공개
구글이 이날 선보인 AI 대화 모델 '람다(LaMDA)'도 주목받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언어의 풍부한 유연성은 인류의 가장 큰 도구 중 하나면서 컴퓨터 과학에는 가장 어려운 퍼즐이지만 람다를 통해 퍼즐 조각 하나를 찾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대화형 AI 챗봇은 애초 정해진 경로 안에서만 대화를 하는 반면, 람다는 모든 주제에 대해 대화하도록 설계됐다.
이날 시연에서 람다를 적용한 행성 '명왕성'에 "내가 명왕성에 가면 뭘 볼 수 있니"라고 묻자 람다는 "거대한 협곡과 빙산, 분화구를 볼 수 있을 거야"라고 답했다. 이처럼 AI 람다를 어디에든 적용할 수 있는데, 그러면 람다는 해당 사물로 자신을 인식하고 거기에 맞게 대화를 한다.
구글은 람다에도 최신 검색 기술인 MUM을 적용할 계획인데, 그러면 구글에 "아름다운 산이 보이는 경로를 찾아줘"와 같은 음성질문도 할 수 있다. 흡사 미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연출된다는 얘기다. 구글은 "우리의 검색이 얼마나 직관적인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한 가지 예"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도 AI에 활용할 언어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잰걸음 중이다. 네이버와 서울대는 최근 '초대규모 AI 연구센터'를 공동으로 세우고 한국어 기반 AI기술 개발에 나섰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AI 언어모델은 상당히 놀랄 만한 수준"이라며 "네이버가 서울대와 손잡은 것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구글 등에 종속될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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