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반대 서명운동 시작한 입주민 강여울씨
"정말 예의 아냐, 일방적 해고 작년에도 있었다"
"입주자대표 침묵만…경비원에게 폭언·갑질도"
서울 노원구 중계그린아파트 경비원 집단해고 과정에서 경비 용역업체가 웃음 이모티콘을 남발한 문자 한 통으로 해고 통보해 논란이 된 가운데, 입주민들은 경비원들의 복직을 위한 해고 반대 촛불집회를 열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구청에 갑질 관련 진정을 넣은 건 물론 고용노동부에 고발을 준비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용역업체의 이유를 알 수 없는 경비원 해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손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주민들과 함께 행동해야 할 입주자대표회의나 동대표는 침묵과 대화 거부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경비원 해고 반대 서명 운동을 처음 시작한 그린아파트 입주민 강여울씨는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비업체 본부장이 한 인터뷰에서 웃음 이모티콘을 쓴 게 띄어 쓰려고 꺾쇠(^)를 사용한 것이라고 했는데, 상식적으로 해고하는 사람에게 할 표현은 아니다. 정말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씨는 "서명운동은 온라인으로 받고 있는데 입주민 877명이 참여해주셨다"며 "각 세대당 한 명씩은 아니더라도 동의하고 응원하시는 분들이 참여해주셨다"고 전했다.
"경비원들, 해고 이유 몰라 많이 억울해 하신다"
경비업체는 지난달 29일 경비원 44명 중 16명에게 문자로 해고 통보했다. 해당 아파트를 담당하는 업체 본부장은 문자에 눈웃음 이모티콘(^^)을 네 개나 넣었다. 이모티콘 앞에는 '~' 표시도 같이 붙였다. 상식을 벗어난 문자 해고에 입주민들은 경비원들의 복직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와 촛불집회 등을 열고 있다.
강씨는 해고된 16명의 공통점이 없어 명확한 해고 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고되신 분들도 이유를 제일 궁금해한다. 일한 기간, 나이대가 달라 해고당하신 분들의 공통점이 아예 없다"며 "이유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니 더 많이 억울해하시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경비업체의 일방적 해고는 지난해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작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경비원들이 이틀 전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정말 아니지 않나"라며 "너무 자주 바뀐다,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니 돌아오게 해 달라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해고당한 경비원들이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폭언과 갑질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휴게시간에 휴대폰을 본다고 그 모습을 사진을 찍어 관리사무실로 전화 오게 하거나, 늦은 밤 주무시는 휴게시간에 일을 주기도 했다"며 "반말도 있었고, 소모품을 경비원들의 사비로 직접 구매하게 했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 해고 관여했을 것…대화 요구 왜 거부하나"
강씨는 해고 과정에서 경비업체가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고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주장은 '책임 회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비업체와 아파트가 맺은 계약서를 보면 경비원 교체 시 쌍방이 합의해 교체한다고 써 있다"며 "교체 요구 과정에서도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 업체는 갑을 관계인데 전혀 관여 안 했다고 하는 건 책임 회피"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강씨는 입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침묵하는 입주자대표회의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길거리로 나와 서명운동과 촛불집회를 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전혀 답을 하지 않고 있고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입주자대표회의는 평소에도 동대표나 입주자대표회의 사람의 연락처를 물어보면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을 선거로 뽑았는데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따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