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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즉석 식품을 많이 먹는 2030이 설사·복통이 잦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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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즉석 식품을 많이 먹는 2030이 설사·복통이 잦으면…

입력
2021.05.19 08:49
수정
2021.05.1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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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 20~30대가 40%가량 발생

육식과 즉석 식품 소비가 늘어난 20~30대 젊은 층에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전체의 40%나 차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육식과 즉석 식품 소비가 늘어난 20~30대 젊은 층에서 염증성 장 질환 환자가 전체의 40%나 차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변비 때문에 1주일에 한 번 화장실을 가기도 힘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잦은 장 트러블로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가야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장 상태는 사람 별로 다양하다.

설사가 잦거나 배가 아프면 ‘염증성 장 질환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게 마련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 등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20~30대 젊은 층에서 40% 정도나 발병한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생기는 감염성 장염과는 다르다. 5월 19일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을 맞아 차재명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에게 이에 대해 알아봤다.

-설사가 잦으면 염증성 장 질환일까.

“설사와 복통이 염증성 장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설사는 바이러스ㆍ기생충ㆍ음식ㆍ약 등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다. 예컨대 술을 마신 다음 날 설사가 잦으면 알코올이 장 점막 융모를 자극하고 연동 운동을 촉진해 원래 기능을 떨어뜨리면서 대변이 묽어진다. 이 밖에 오염된 음식을 통해 유입된 바이러스ㆍ세균 때문에 설사가 생기기도 한다. 과민성장증후군 때문에 설사가 잦기도 하므로 동반되는 다른 증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체중 감소, 식욕부진, 미열, 항문 통증, 전신 나른함 등이 있다. 장 이외에도 관절ㆍ눈ㆍ피부ㆍ간ㆍ콩팥 등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3명 중 1명꼴로 농양이나 누공 등 항문 주위 질환이 발생한다. 초기 증상이 과민성장증후군과 유사해 오진될 때가 많다. 하지만 과민성 장증후군은 잠자는 동안 복통이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드물고, 체중도 잘 줄어들지 않는다.

궤양성 대장염도 크론병과 증상이 비슷하다. 또한 묽은 변이나 설사에 혈액과 점액이 함께 발견된다. 직장에 궤양성 대장염이 생기면 설사와 반대로 변비가 생기거나 잔변감이 있을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을 방치하면 염증성 장 질환으로 악화하나.

“과민성 장증후군은 증상은 비슷하지만, 염증성 장 질환ㆍ대장암 같은 다른 장 질환으로 악화하지 않는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에 염증이 없는 기능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설사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더라도 탈수, 체중 감소, 영양소 흡수 장애 등이 생기지 않으므로 탈수나 체중 감소가 생긴다면 다른 질환일 수 있기에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 질환에 젊은 사람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염증성 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5만7,416명에서 2020년 7만3,959명으로 28%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9.2%였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식과 즉석 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기 진단이 늘어난 것도 이유의 하나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20~30대에 염증성 장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부터 예후까지 다양한 면에서 40대 이상 환자보다 좋지 않기에 더 조심해야 한다. 40세 이후에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10대 때 발병하면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크다. 복통ㆍ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영양분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체중 감소나 성장 부진 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설사ㆍ복통ㆍ체중 감소 등이 오래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 질환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되지 않는다는데.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가 되지 않고 증상이 없어지는 관해기(寬解期)와 악화되는 활동기가 반복되는 만성질환이다. 이전에는 증상 조절과 합병증 예방 및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치료 목적으로 하는 소극적 치료를 했지만 요즘에는 내시경 검사로 점막 치유를 목표로 할 뿐만 아니라 임상적 관해, 바이오마커 관해 및 점막 치유를 모두 포함하는 완전 관해를 치료 목표로 하고 있다. 환자에 따라 질병의 범위, 증상, 치료 반응이 모두 달라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법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염증에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를 먼저 쓰고, 급성 악화기라면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한다. 면역 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 개발돼 사용 중인 생물학적 제제는 관해 유도 및 유지에 효과가 높아졌지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 아쉽다.

만일 약물 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천공ㆍ출혈ㆍ장폐색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해야 한다. 궤양성대장염은 출혈이 조절되지 않거나, 천공이나 대장암이 생겼을 때, 크론병은 장 폐쇄, 복강 내 농양, 장 천공, 출혈 및 협착, 대장암ㆍ대장암 전암성 병변이 확인됐다면 수술해야 한다. 크론병은 수술 후 재발률이 높아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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