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첫 회의부터 파행
최저임금위원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보였다. 12대 위원들이 꾸려진 뒤 처음으로 전원회의가 열렸는데,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전원은 공익위원 유임 등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며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오후 3시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위촉 전수식에 이어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새로 위촉된 12대 최저임금위 위원들은 이날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최저임금의 심의 및 의결을 맡는다. 전수식에는 공익위원 8명과 근로자위원 4명, 사용자위원 9명이 참석해 위촉됐다. 위원장에는 박준식 전 위원장이 재선출됐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위촉식에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국민들의 생각이 다양해 심의가 쉽지 않다"며 "전문위원 논의와 현장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저임금 근로자 보호와 산업 현장의 수용도가 높은 합리적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실상 12대 최저임금위의 첫 활동인 2차 전원회의에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이 불참하면서 최저임금위는 출항부터 난항을 겪게 됐다. 민주노총은 앞서 박 위원장과 권 위원의 사퇴를 촉구해온 바 있는데,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공익위원 8명에 대해 유임을 결정하고 노동자위원(근로자위원) 정수를 민주노총 4명으로 결정하면서 사전에 의견을 묻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렇듯 민주노총을 패싱하는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앞서 공익위원에 문자메시지와 메일 등을 항의 차원으로 보내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는 "일부 위원이 심리적 압박과 개인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물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공익위원을 상대로 장외 개별적 문제 제기는 앞으로 없게 해달라"고 강하게 말했다.
최저임금위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도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간 격돌이 예고됐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 수준임을 지적하며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그야말로 처참한 수준이니 대폭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하면 올해 최저임금도 안정돼야 한다"고 받아쳤다.
제3차 전원회의는 내달 15일 정부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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