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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회복은 인간 생존의 문제이다

입력
2021.05.2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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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여 년 전 ‘지구의 눈물’이라는 다큐 시리즈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린 적이 있다. ‘아마존의 눈물’, ‘북극의 눈물’, ‘남극의 눈물’ 시리즈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서식지를 잃고 길을 헤매는 북극곰이나 펭귄들의 모습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북극이나 아마존의 머나먼 거리만큼 우리에겐 낯선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해가 다르게 나타나는 기후의 이상 징후들은 우리 사회 전반의 커다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는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초래된 지구의 생물다양성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며 지금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지구상에는 수백만에서 수천만 종의 생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생물종은 어림잡아 200만 종 정도 된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과학기구는 지금의 추세로는 수십 년 안에 약 100만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생물다양성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으로 각종 농수산물이나 의약품, 건강식품 등에 이용되는 산업적 가치, 그리고 생태관광, 교육 등 생태계 서비스 가치 등을 들곤 했다. 그러나 물과 산소처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공공재적 성격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1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생물다양성 보전이 인류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음을 여러 사례로 일깨워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급속한 탄소 배출량 증가가 기후변화를 야기하였고, 기후변화는 산림, 담수, 해양생태계의 불균형을 초래하였음을 수많은 연구 사례와 증거로 보여주었다. 또한 이러한 생태계의 불균형은 모기나 깔따구처럼 특정 해충의 대발생을 초래하기도 하고,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야생동물의 인간 접촉을 증가시켜 인수공통 감염병의 증가를 불러올 수 있음을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녹색 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인 ‘P4G 정상회의’가 이달 5월 30일에서 31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P4G 정상회의에서는 ‘미래의 희망, 생물다양성 회복’이라는 주제로 5월 27일에 특별세션이 마련되었으며 반기문 의장과 브루노 오벌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다. 또한, 우리나라 생물다양성 총괄 연구기관인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와 공동으로 네이처 포럼을 온라인 중계로 개최한다.

이번 P4G 정상회의와 네이처 포럼을 통하여 탄소중립 실현과 생물다양성 회복을 위하여 지금 바로 우리가 실천할 때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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