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달구벌)와 광주(빛고을)가 '2038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추진키로 했다. 영호남 화합은 물론 최근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빠진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광주시는 대구시와 함께 2038년 아시안게임 유치 계획을 26일 국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두 자치단체는 당초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에 맞춰 공동 개최 계획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대구시체육회 실무 검토 등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유치 방안은 두 지역 간 달빛동맹 속에서 의미 있게 숙성이 됐다"며 "광주에선 광주시의회와 체육회 등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와 광주의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논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주시는 2019년 9월 '2030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대구시에 제안했고, 대구시도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했다.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가 영호남 화합과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 추진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달빛내륙철도 건설은 광주∼대구 203.7㎞ 구간에 고속화철도를 놓아 1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형 국책사업(사업비 4조850억 원)이다.
그러나 이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관련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두 자치단체는 최근 정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달빛대륙철도를 제외하자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 방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여기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각 재선과 3선을 노리는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선거 공약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풍부한 국제대회 개최 경험을 근거로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광주시는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2019년에는 단일종목으로는 3대 메가 스포츠제전인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성공리에 마쳤고, 2025년 세계양궁대회 유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대구시도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 개최한 경험이 있다. 아시안게임 개최가 성사되면 국내에서 4번째다. 1986년 서울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에서 각각 대회를 치렀다. 개최지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서 투표로 결정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와 대구는 국제규격의 경기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저비용 고효율 대회가 가능하다"며 "무엇보다 아시안게임을 공동 개최하게 되면 영호남 화합에 더없이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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