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호씨 아버지 라디오 인터뷰
"아들 죽음에 책임 있는 분, 작업 지시 발뺌해"
평택항에서 일하다 지난달 22일 숨진 고(故) 이선호(23)씨 아버지가 "(변화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을 믿겠다"고 말했다.
이씨 아버지는 1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과 빈소에서 나눈 대화를 언급, "(빈소에서) 제가 먼저 가슴 아픈 이야기를 했다"며 "저희 집에는 아이 한 명이 죽었지만, 아이가 죽는 바람에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이런 슬픔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 가족이 우리가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을 더 살피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그 약속을 꼭 믿고 지켜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있었냐는 물음에 그는 "오늘부터 정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가 가동돼 전체 작업장에 고용노동부와 조사를 들어간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만 어떻게 조사결과가 나오는지에 따라서 제가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씨의 장례 일정을 잡지 않고 25일 동안 빈소를 유지하는 데 대해선 "사고의 원인과는 별개인 도의적인 문제로써 우리 아이가 죽기까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두 사람이 아이한테 용서를 빌어야 눈을 감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사람은 찾아 와서 죽을죄를 지었다고 용서를 빌었는데, 말도 안 되는 작업지시를 내린 사람은 자기는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며 "물론 수사기관에서 밝힐 문제지만 그런 문제 때문에 아이가 눈을 감지 못해서 빈소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든 일에는 순서와 방법이 있다. 먼저 유족 앞에 와서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하고 나서 자기들이 자체 조사를 해서 이건 이렇다 밝히고 그다음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그 사람들이 언제부터 국민들을 무서워했다고 대국민 사과부터 하는가. 유족들한테 먼저 사과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씨 아버지는 끝으로 자신을 위로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저보다 더 먼저 이런 슬픔을 가지고 있는 산재 피해자 부모님들, 여러 사회단체에서 저에게 용기와 힘을 보태주셨다"며 "제 남은 시간을 그분들에게 보답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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