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면회의가 어려워지면서 북한에서도 '줌'과 비슷한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자체 개발한 화상회의 프로그램 '락원'(낙원)을 소개했다. '락원'은 김일성종합대학이 개발했고, 2012년 1월 일본 내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북한 내에서도 활발히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8노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도 북한 판 줌인 '락원'이 최소 두 차례 이상 사용됐다고 분석했다. 우선 지난해 6월 23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에서다. 당시는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이던 상황으로, 이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를 결정했다. 당시 회의는 이례적으로 비대면 화상회의만으로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락원'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7월 25일 개성에서 열린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에서도 '락원'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보이는 탈북민을 발견했다며 열린 회의였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내각과 중앙기관 당·행정책임 간부, 각 도당위원회 집행위원, 도급 기관 간부들이 화상 회의실을 통해 방청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 회의실 벽면 TV에 '락원'이 실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화면이 띄워져 있다. 이외에도 기상수문국 회의나 전국기술혁신경기 총화 등에도 '락원'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밀집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북한의 학교에서도 '락원'을 이용한 입학식 등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에는 소학교(초등학교) 입학식을 낙원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에서도 화상회의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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