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접 받으며 '주먹 인사'
510조 투자키로 한 기업들에 "경의"
"반도체 강국을 위해 기업과 일심동체가 되겠습니다. 기업의 노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찾아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도 했다.
이날 방문은 반도체가 핵심 의제로 오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대미 협상력 강화 차원의 행보'란 분석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부상한 터라 더욱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文 "반도체산업 전방위 지원"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경기 평택캠퍼스 3라인 건설현장에서 진행된 'K반도체 전략보고' 행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은 자국 위주의 공급망 재편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며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을 선제적 투자로 국내 산업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주요 기업들이 향후 10년 동안 5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선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총력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 산업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시대로 옮겨갔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경기ㆍ충청권 일대를 'K반도체 벨트'로 구축한다는 구상을 소개하는 한편, 세제, 금융, 규제 개혁, 기반시설 확충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인재 양성 및 관련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공급망'은 이달 21일(미국 워싱턴 기준)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회담 하루 전 백악관에서 열리는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 방미 일정에도 삼성전자 관계자가 동행한다. 문 대통령은 반도체를 "국가 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하겠다"고 했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천명하며 투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용 사면' 언급 사흘 뒤 방문… 이재명과 주먹인사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사면'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같은 선상에 둔 것이다.
그리고 사흘 만에 삼성전자를 찾는 것이었기에, 묘한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평택 반도체 생산단지를 "격변의 시기에 맞설 전진기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열리는 곳"이라고 불렀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에 사면이 내포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이날 행사 참석에 사면 여론 조성 측면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날 행사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문 대통령과 이 지사는 기념 촬영을 한 뒤 웃으며 주먹인사를 나눴다. 당정청 주요 인사 및 반도체 기업 대표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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