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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군, 동유럽 껴안고 대러시아 훈련? "행동으로 연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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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군, 동유럽 껴안고 대러시아 훈련? "행동으로 연대해야"

입력
2021.05.12 17: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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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등 '교관' 역할
러시아 위협받은 '非나토' 우크라이나 등도 참여

나토군 장병들이 10일 루미니아 보보크 공군기지 인근에서 신속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보보크=AP 연합뉴스

나토군 장병들이 10일 루미니아 보보크 공군기지 인근에서 신속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보보크=AP 연합뉴스


'안전을 지키려면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 러시아의 잇따른 위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의 이름 아래 사실상 대(對)러시아 훈련에 착수했다. 미군 특수부대도 훈련에 참가해 다소 경험이 부족한 동유럽군을 대상으로 ‘강의’에 나섰다.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 관계도 반영됐을 텐데, 동구권 국가들은 미군의 증강 배치를 요구하는 기색이다.

미국 CNN방송은 11일(현지시간), 지난 3일부터 불가리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조지아 및 루마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나토의 ‘트로이 발자국’ 훈련을 취재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훈련에서 사실상 ‘교관’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다. 루마니아 훈련장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루마니아와 스페인군 특수부대를 대상으로 적진 침투 및 탈출 방법 등을 전수했으며 북마케도니아 훈련에선 공중지원 방법 등을 주도했다고 CNN은 현장 상황을 전했다.

특히 나토 비회원국이면서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을 받은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이번 훈련에 동참한 것이 눈길을 끈다. 사실상 이번 훈련이 미국과 나토의 러시아 견제 목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관계자들은 이번 훈련이 러시아를 겨냥한다고 직접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은근슬쩍 목적을 흘리고 있다. 데이비드 무니즈 주루마니아 미국대사대리는 CNN방송에 “위협이 있을 경우 동맹국을 강력히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고, 조 자라드 주유럽ㆍ아프리카 미 육군 부사령관은 “우리가 (군사적) 능력이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경거망동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의 돌발 행동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공격적 행동을 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토 역시 분주하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10일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로 구성된 ‘부쿠레슈티9 이니셔티브’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 자리에서 “예측할 수 없는 세계에서 우리는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대서양 횡단 연대를 보여야 한다”며 “다음 달 나토 정상회담은 우리 동맹이 현재와 미래 도전에 대비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권 국가들은 이에 더해 미군 증파를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화상으로 합류한 이 회의에서 클라우스 이오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을 감안해 미국이 동구권에 더 많은 나토 병력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도 회의 후 “미국은 세계 평화의 가장 큰 보증자”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동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러시아 위협에 대처하면서 안전을 보장해줄 존재는 미국뿐이란 이야기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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