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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령, 산재 줄일 보완책 마련을

입력
2021.05.13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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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평택항 부두에서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의 친구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산재사망 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평택항 부두에서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의 친구가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산재사망 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을 앞두었지만 산재 사고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평택항에서 20대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가, 이달 들어 현대중공업, 현대제철에서 잇따라 40대 노동자가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안전 장치나 수칙 준수 소홀과 무관하지 않은 사고였다. 특히 현대의 경우 대기업으로 노동현장 안전관리를 선도해야 할 사회적 책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산재 줄이기 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82명이 노동현장에서 숨졌다. 전년보다 27명이 늘었다. 이런 참사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공감대 속에 만들어진 것이 중대재해법이다. 고용노동부는 법 시행을 앞두고 이르면 이달 안에 시행령을 입법예고한다. 안전관리 책임을 누구에게까지 물을 것인지, 어떤 종류의 피해까지 적용할 것인지, 확충해야 할 안전 인력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법 조문만으로 모호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이견이 크다.

중대재해법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지 않고 국회를 통과했다고 보는 경영계는 경영 부담이 덜한 방향으로 시행령이 구체화되기를 원한다. 안전관리 책임자를 둘 경우 최고경영자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인과관계가 분명한 사고성 질병에만 법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반대로 노동계는 중대재해법 도입의 취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더 엄격한 시행령을 주문하고 있다.

기업 처지에서 중대재해법이 적지 않은 경영 부담인 것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대기업보다 2년 더 늦게 법이 적용될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어려움이 더할 것이다. 그렇다고 만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 산재사망 국가인 현실을 이대로 둘 수도 없는 일이다. 노동계가 아무리 호소해도, 정부가 갖은 정책을 강구해도 위험한 노동 환경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목숨 걸고 일하지 않게 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를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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