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스스로 외부 위협을 피해 비행할 수 있는 '무인기 자율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향후 양산되는 무인 정찰기·전투기에 장착해 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육군 군단급에서 운용하고 있는 국산 무인정찰기 '송골매'는 비행 도중 돌발 위협을 회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안전성이 떨어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1일 무인기에 탑재된 센서가 외부 정보를 취합해 위협적인 환경 변화에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율항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DD가 2017년부터 매진해온 연구의 성과물이다.
ADD가 개발한 자율항법 기술은 무인기가 근거리의 위협을 피하고 최적의 비행 경로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움직이는 도로 위의 자율주행 자동차와는 달리 하늘길에는 GPS가 따로 없다. 때문에 비행 도중 새나 일반 여객기를 맞닥뜨리면 충돌해 추락하거나, 미리 파악하지 못한 신규 추적 레이더에는 정찰기가 역추적당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2005년 전력화된 송골매(길이 4.7m·폭 6.4m)는 지상에서 조종사가 실시간 모니터를 보고 조종한다. 최대 6시간 동안 반경 80~110㎞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지만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군 당국에선 그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송골매의 잦은 추락이 고민이었다. 그러나 자율항법 기술을 적용할 경우 비행 중에 위협이 발견되면 알아서 피하고 비행 경로를 재조정해서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올 수 있다.
다른 국가들도 무인기 자율항법 기술의 개발 여부를 대대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상당수 선진국들도 기술 개발을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는 실험 단계에서 기술을 확보한 수준"이라며 "실제 무기에 장착하기 위해선 합동참모본부에서 무인 정찰기·전투기 등 무기체계의 소요를 결정할 당시 이 같은 작전 요구 성능도 같이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군 기술협력 차원에서도 자율항법 기술은 민간 무인 항공 교통수단 상용화 과정에서 활용될 것으로 ADD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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