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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역사 골든글로브 존폐위기...잇단 보이콧·중계도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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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역사 골든글로브 존폐위기...잇단 보이콧·중계도 끊겨

입력
2021.05.11 09:18
수정
2021.05.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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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투명한 재정 관리, 인종·성차별
거센 개혁 요구에도 소극적 대응

골든글로브 시상식 트로피. AFP 연합뉴스

골든글로브 시상식 트로피. AFP 연합뉴스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조직운영의 폐쇄성과 인종차별 논란 등이 커지는 데도 소극적 대처로 일관해 영화계 전반에 보이콧(거래중단 운동)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매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방송을 맡아 온 미 N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내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재정은 대부분 중계료로 충당되기 때문에 주관 방송사가 없으면 시상식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게 된다. NBC 측은 성명을 내고 “HFPA가 제대로 변화하려면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서 최근 협회가 발표한 개혁안을 에둘러 비판했다.

영화계의 잇단 거부 운동도 골든글로브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전날 제작사 워너브러더스가 골든글로브의 인종ㆍ성차별, 동성애 혐오 논란 등을 질타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중 처음이다. 앞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100여개 홍보대행사들이 연이어 골든글로브 보이콧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불투명한 재정관리와 인종ㆍ성차별 등 HFPA의 오랜 악습은 최근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한 돈이 2019~2020년에만 200만달러(22억2,000만원)에 달한다는 폭로가 나와 윤리규정 위반 비판에 직면했고, 87명 회원 중 흑인이 한 명도 없어 인종에 대한 균형적 시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주 발표한 개혁안은 오히려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향후 2년 안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었으나 문제가 된 인사들을 계속 협회에 잔류시켜 시늉만 냈다는 혹평을 받았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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