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인상 조짐...이자 부담·집값 하락 공포에 떠는 영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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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 인상 조짐...이자 부담·집값 하락 공포에 떠는 영끌족

입력
2021.05.1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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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70%
미국발 금리인상은 곧 국내 주담대 이자 부담 상승
부동산 양극화 가속 우려도

4일(현지시간)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래경제서밋' 사전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사진은 옐런이 지난해 12월 1일 재무장관에 지명된 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전세를 알아보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서울 외곽에 소형아파트를 샀거든요. 그런데 미국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니까 성급했었나 싶은 마음도 들어요. 코로나19로 요새 회사 사정도 좋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에요."

직장인 김모씨(32)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조짐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대출을 끼고 '영끌'로 주택을 매수한 이들이 떨고 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을 따라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단기간에 급등한 부동산 가격도 조정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약 3분의 2가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변동금리에 쏠려 있다는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20대 10명 중 7명 변동금리

10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2월 말 주담대 잔액 593조 원 중 68.1%(404조 원)가 변동금리에 쏠려 있다. 특히 공격적인 매수세를 보였던 20대의 변동금리 비중은 72.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지난해 패닉바잉(공황 매수) 열풍으로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한 영끌족은 당장 이자 비용 부담에 맞닥뜨리게 된다.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현시점에서 주거비용 증가는 저소득층의 자산 위협으로 이어져 부동산 양극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불안 신호는 이미 시작됐다. 4일(현지시간) 전직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래경제서밋' 사전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날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자산 매입 축소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연준이 6일 발표한 금융안전성보고서에선 미 국채 금리 인하로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이 미국의 금리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점을 감안하면 미국발 금리인상이 한국의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엄습하는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공포

시중금리는 이미 움직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예금은행의 주담대 상품 금리는 2.73%로 2019년 6월 2.74%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일부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7월에 비해 0.9%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해지면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더욱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점'에서 매수한 주택 가격이 조정에 들어가 어렵게 마련한 집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리 수준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도권 주택가격은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지난해 매수세가 급증해 가격이 빠르게 오른 일부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부터 서서히 집값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저소득층에 특히 큰 위협을 끼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현 정부에서 이미 선제적으로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해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차주들은 금리 인상에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소득이 불안정해진 자영업자나 현금 확보가 어려운 저소득층 등의 주거 안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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