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인식 기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클럽하우스가 뒤늦게 구글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놨다. 애플의 iOS 사용자 가운데서도 초대된 이들에게만 가입을 허용해 온 방식에서 탈피한 셈이다. 서비스 출시 초반부터 고수해 온 폐쇄적인 전략이 부메랑으로 둔갑, 가입자 급감을 불러오면서 꺼내 든 카드다. 하지만 이미 트위터를 포함해 경쟁사의 유사 서비스가 출시된 상황이어서 분위기 반전까지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폐쇄성에 발목 잡힌 클럽하우스
10일 로이터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는 9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응용 소프트웨어(앱) 출시를 공식화했다. 클럽하우스는 우선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한 시범서비스(베타) 버전을 미국에서 먼저 내놓고 향후 다른 나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출시된 음성 기반의 SNS 클럽하우스는 1년도 안 된 시점에 1,000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으면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같은 유명인도 이용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즉시 '핵인싸(핵+인사이더)' 앱으로 급부상했다. 한 방에서 머스크와 같은 유명인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부각됐다. 중고장터에선 클럽하우스 입장용 초대장이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인기는 금세 사그라들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수는 2월 960만으로 정점을 찍은 뒤 3월 270만, 4월 90만으로 급감했다. 이에 시장에선 클럽하우스의 생존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클럽하우스의 이번 안드로이드 앱 출시는 이런 시장의 우려를 되돌리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80%가량이 안드로이드 사용자다.
앞으로 대세는 음성 기반 SNS
다만 클럽하우스가 뒤늦게 외연 확장에 나서긴 했지만 이미 식어버린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최근 유명인(셀럽)들의 탈퇴가 잇따르면서 클럽하우스는 평범한 음성 채팅방으로 전락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장으로 감지되는 이른바 '집콕 생활'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클럽하우스엔 부정적이다. 코로나 백신이 없던 암울한 시절에만 해도 화상 채팅 앱 줌(ZOOM)이나 클럽하우스와 같은 기발한 소통 앱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 상황은 다르다.
그럼에도 클럽하우스와 별개로 음성 기반의 SNS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4일 음성 커뮤니티 기능 ‘스페이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은 올해 여름을 목표로 ‘라이브 오디오 룸스’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도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문자보다 음성이 훨씬 직관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음성 기반 SNS 서비스가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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