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갑자기 ‘삐~’ 하는 소리나 벌레 우는 소리, 바람ㆍ휘파람ㆍ물ㆍ맥박 소리가 들리는데 주변 사람들은 듣지 못한다.’ ‘이명(耳鳴ㆍTinnitus)’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명은 정상인의 95%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며, 전 인구의 17%가 겪는다. 이명이 심각해져 5% 정도는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귓속이나 머리 속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질환이다. 내이(內耳)ㆍ청신경ㆍ뇌 등의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 경로와 이와 연결된 신경 통에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비정상적인 과민성이 생기는 현상이다. 이명이 심하면 땀이 나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불안해지면서 불면증과 우울증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난치성 이명에 효과를 보이는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경두개 자기자극술과 경두개 직류자극술을 이명 치료에 접목한 것이다.
문인석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와 배성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환자 69명을 대상으로 경두개 자기자극술과 경두개 직류자극술을 나눠 실시, 경두개 자기자극술 치료 환자 중 17명(47%)과 경두개 직류자극술 치료 환자 중 12명(36%)에서 치료 전보다 20% 이상 이명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명은 귀 자체 문제로 시작되지만 만성화되면 오히려 청각 피질을 비롯한 대뇌의 이상 활성을 초래한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대뇌의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하기 위해 경두개 자극술을 이명 치료에 활용했다.
연구팀은 경두개 자기자극과 경두개 직류자극을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6개월 이상의 만성 이명 환자 33명과 36명에게 각각 실시했다. 두 치료는 5일 동안 매일 10분씩 시행됐다.
치료 전, 치료 직후, 치료 1개월 후 시점에서 이명 증상 변화를 비교했다. 설문은 이명 증상 평가에 널리 사용하는 이명 설문지(THI) 검사 방식과 시각 아날로그 평가 척도(VAS)를 사용했다.
그 결과, 두 치료 모두 이명 증상이 개선됐다. 치료 1개월 후 이명 증상이 더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5일간 치료로 길게는 수개월 동안 치료 효과가 지속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밝혀냈다.
문인석 교수는 “지금까지 약물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이명 환자는 이명에 적응하거나 자연스럽게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야 했다”며 “이번 치료법은 짧은 치료 기간에도 효과가 장기간 유지돼 난치성 이명으로 괴로워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만성 이명에서의 경두개 자긱자극과 경두개 직류자극 치료 효과 비교’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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