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연준이 '버블' 돌려 말한 것...
특정 자산 '통제 불능' 인정한 것과 유사"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미국 금융 시스템의 미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자산시장 거품(버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 체계에 점점 더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경기과열에 따른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연준에서도 자산시장이 하락 반전할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연준은 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년도 전반기 금융안전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 등에서의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금융 시스템은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차츰 감소할 경우 미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말한 ‘공격적 투자’는 주식과 회사채, 암호화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sㆍ스팩) 등을 대상으로 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높은 자산 가격은 일정 부분 낮은 국채 수익률을 반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은 역사적 기준과 비교해서도 높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연준은 또 “이러한 환경에서 위험 감수 성향이 떨어질 경우 자산 가격은 상당한 하락의 피해를 입기 쉬울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특히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헤지펀드 ‘아케고스 캐피털’ 사태를 언급하면서 “헤지펀드 위험에 대한 감시가 제한적이며, 현재의 장치가 중대한 위험을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로 경기 확장 기간 동안 은행에 필요자본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가계와 기업의 재무 상태는 양호하다고 연준은 덧붙였다.
이번 발표를 두고 연준이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발표에 대해 “연준은 ‘버블’이라고 말할 수 없는 위치지만, 가능하다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밈 주식(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입소문을 낸 후 거래량이 증가한 주식)’이라는 표현을 세 번이나 사용했다”며 “특정 자산 가격이 통제 불능이라고 말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 등은 연준의 이번 발표가 최근 급등한 증시와 기타 자산 시장이 하락세로 급반전할 가능성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보고서와 함께 내놓은 성명을 통해 “위험 감수 성향 증가와 관련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종류의 자산 밸류에이션이 이미 높아진 상태였던 작년보다 더 상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또 “이런 밸류에이션과 기업들의 높은 채무 수준을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