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호씨 지난달 평택항 컨테이너 작업 중 숨져
"아픈 큰누나는 동생 많이 의지했다" 사연 전해
누리꾼들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안타까운 반응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관심 촉구하는 글 큰 공감
지난달 경기 평택항에서 컨테이너 작업을 하다가 숨진 23세 이선호씨의 누나라고 밝힌 누리꾼이 한 커뮤니티에 댓글을 남겼다. 그는 "아직 믿기지도 않고 실감도 안 난다"며 심정을 전한 가운데, 이선호씨의 죽음과 관련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댓글 작성자는 "22일 마지막 통화를 했다"며 "마지막 통화가 될 줄 몰랐다"고 했다. 동생과 영상통화를 하고 자신은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 "나중에 또 통화하자"고 끊었다고 했다.
댓글에 따르면 이선호씨는 대학에 다니면서 스스로 용돈벌이를 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댓글 작성자는 사고 당일에도 "시험 공부한다고 노트북이며 책 다 챙겨가서 공부했었다"면서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 꿈에도 상상 못했다"고 했다.
동시에 숨진 이씨가 "장애 2급에 아픈 아홉 살 위 큰누나를 잘 돌봤다"면서 현재 큰누나가 남동생의 죽음을 모른다고 밝혀 누리꾼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면서 "동회사에선 책임자가 계속 지시한 적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안전모를 안 쓴 동생을 탓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전모를 썼어도 300kg 넘는 무게가 넘어졌으면 악 소리도 못내고 즉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칠 때 돼 가지고 집에 가려고 했던 애를 책임자가 불러서 지시했는데 왜 발뺌하는지"라며 "2주 넘게 빈소에 가족과 친구들이 향 안 꺼지게 밤새가며 지켜주고 있다"고 했다. 또 "며칠 전 한강사건의 그분도 내 남동생이랑 나이가 비슷해서 마음이 굉장히 착잡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국민청원 같은 게 생기면 글 올리려고 했던건데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글 써야 할지도 막막했다"며 "오늘 이 글 보고 글 올려준 동생 친구한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산업재해 돌아보고 경각심 가져야"...국민청원 올라와
그가 언급한 고 이선호씨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7일 오후 현재 4만7,0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관리자 검토에 들어갔다.
"300kg 컨테이너에 깔려 돌아가신 이선호군의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청원인은 "지금 이 시간 많은 청년들 또는 중장년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망하고 있다"며 "우리는 현장에서 장비에 대한 관리소홀,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산재로 인한 사망에 대한 당연한 보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대학등록금을 스스로 마련해보고자 일하다가 스물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컨테이너에 깔려 돌아가신 고 이선호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더욱 취재하고 알리며 우리는 산재에 대해 돌아보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왜 사건 사고가 나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을까, 진짜 비겁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고 일어나도 기사 안 나"...산업재해에 대한 관심 촉구
고 이선호씨 죽음에 대한 관심은 이전에 일어난 다른 산업재해 사고로도 이어지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 일어난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월별로 정리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나타난 것처럼 올해 산업재해 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1월에는 강원 삼척에서 광산붕괴로 사망한 사건, 2월에는 인천에서 컨베이어 벨트 사고, 3월에는 울산 산업 현장에서 추락 사고 등이 이어졌다.
글 작성자는 사회가 산업재해 사고에는 관심이 너무 부족하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너무 많고 언론들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듯", "나부터라도 관심 가져야겠다 반성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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