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총선 연정 구성권 야권에 넘어가
우호 56석 확보, 극우 정당도 합류 의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또 다시 낙마 위기에 처했다.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우파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연정을 꾸릴 권한이 야권으로 넘어 갔다.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을 논의하던 극우 정당마저 등을 돌려 15년을 지킨 권좌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하레츠 등에 따르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중도성향 정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에게 정부 구성 권한을 부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3월 실시된 총선 이후 연정 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시한인 4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제2 세력인 라피드 대표에게 권한이 넘어간 것이다.
라피드 대표가 이끄는 예시 아티드는 올해 총선에서 크네세트(의회) 120석 중 17석을 얻었다. 과반에는 턱없이 못미치지만 반(反)네타냐후 세력이 결집할 경우 집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8석을 가진 청백당은 물론 이스라엘 베이테이누와 노동당(각 7석), 메레츠(6석) 등 중도ㆍ좌파 정당이 뜻을 같이 하고 있고, 일부 우파ㆍ아랍 정당들도 가세해 우호 의석을 과반에 가까운 56석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막판까지 네타냐후 총리 주도 연정에 참여할지를 저울질했던 극우 정당 야미나(7석)를 끌어들이면 확실한 과반을 차지해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나프탈리 베네트 야미나 대표는 “5번째 총선은 피해야 하는 만큼 거국 내각에 동참해 달라”고 말해 사실상 이념과 인종을 초월한 초당적 정부 탄생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라피드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끊임없는 정치적 악몽 속에 이스라엘 사회는 비틀거렸다”며 “통합 정부는 절충안이 아니라 목표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2년 사이 총선만 4차례 치러져 정부 수립에 실패한 정국 위기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근본적인 반감이 (라피드 대표 주도) 연정의 접착제”라며 “다음주쯤 우리는 결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타냐후는 각종 부패 혐의로 재판도 받고 있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면 사법처리를 받을 확률도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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