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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올라야 할 수도", 韓도 "물가상승 우려"... 커지는 인플레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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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올라야 할 수도", 韓도 "물가상승 우려"... 커지는 인플레 경고음

입력
2021.05.05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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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금리 올라야" 발언
곧바로 주워 담았지만 시장은 '출렁'
한은도 "물가 우려"... 본격 인플레 경고등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AFP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DC=AFP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었던 미국 정부에서 '금리가 올라야 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발언이 나왔다.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부정했던 한국은행에서도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와 한은의 이런 달라진 태도에 시장에서는 '이번에는 진짜 인플레이션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각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옐런 미 재무장관 "금리 오를 수도"... 한은 금통위 "물가 우려"

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한 시사지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올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푼 5조3,000억 달러(약 5,968조 원)의 막대한 유동성이 경기를 과열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발언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4조 달러(약 4,496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언급하면서 "추가 지출이 미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수준이지만, 그것이 매우 완만한 금리 인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도 전망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료가 금리에 관해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은 관행이기 때문에 옐런 장관의 이날 발언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비록 옐런 장관이 이날 오후 "통화정책은 전적으로 중앙은행에 달린 문제"라며 한발 물러났지만, 금리 인상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88% 급락 마감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인플레이션 발생 경고음은 국내에서도 나왔다. 지난달 15일 진행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동결에 만장일치로 찬성하면서도 최근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물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 금통위원은 "하반기 물가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잠재한 상태"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 상승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 부르는 강력한 경기회복력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반적으로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탓이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반적으로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탓이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와 미국의 경제 및 통화당국이 직전과 조금씩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예상보다 경제 상황이 급격히 나아지고 있는 데다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월만 해도 올해 미국 연간 경제성장률을 5.1%로 예상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이 수치를 6.4%까지 끌어올렸다.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 인상의 조건으로 내걸었던 완전고용(실업률 3~4%) 목표치에도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 3월 실업률은 6%를 기록했는데, 이번주 발표되는 4월 실업률도 5.7~5.8%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6%로 코로나19 이전 경제 규모를 완전히 회복했다.

반면 물가는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의 3월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2.6%로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의 3월 소비자물가도 전년 대비 1.5%, 4월은 무려 2.3%나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을 훌쩍 끌어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물가도 급하게 뛰자 시장에서는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금리 인상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씨티그룹은 "연준이 6월쯤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관련 태도 변화를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직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추세"라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코로나19 직접 타격을 받아 이례적으로 물가가 낮았던 지난해의 기저효과가 큰 만큼,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점 힘을 잃을 것이라는 의견도적지 않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물가는 2%를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폭이 제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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