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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말로 하는 어린이 뉴스는 왜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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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말로 하는 어린이 뉴스는 왜 없나요"

입력
2021.05.06 19:30
수정
2021.05.07 18: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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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 콘텐츠 스타트업 쉐어라이프 좌민기 대표

좌민기 쉐어라이프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쉬운 말 어린이뉴스는 21세기에 꼭 필요한 교육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쉐어라이프 제공

좌민기 쉐어라이프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쉬운 말 어린이뉴스는 21세기에 꼭 필요한 교육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쉐어라이프 제공

코로나 대왕의 마수로 초록인간이 창궐하는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 이 영웅은 초록인간을 4명 이하로 흩어지게 하고, 2m 거리를 두게 하는 스킬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필살기인 코로나 백신 에너지파 발사! 코로나 대왕은 악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교육 콘텐츠 스타트업 쉐어라이프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만든 동화책 '마스크 히어로' 줄거리다.

좌민기(31) 쉐어라이프 대표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이 책을 본 아이들이 '스킬 1, 마스크 쓰기~'를 따라하고 '나도 마스크 히어로가 될래요'라고 얘기한다"며 "무조건 마스크를 쓰라고 하기보다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주는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쉐어라이프는 지난해 8월 독립출판물로 펴낸 이 책을 경북 포항의 지역아동센터와 경북발달장애인협회에 무료로 배포했다. '마스크 히어로'를 본 아이들의 행동 변화를 보면서 좌 대표는 특히 쉬운 말로 된 어린이 뉴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어린이들도 자기 생각을 키울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 "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왜 모이면 안 되는지가 일상 속의 정치적 어젠다고 뉴스, 시사잖아요."


좌민기 대표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한 교육 콘텐츠의 필요성을 깨닫고,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동화책 '마스크 히어로'를 펴냈다. 쉐어라이프 제공

좌민기 대표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한 교육 콘텐츠의 필요성을 깨닫고, 코로나19 상황을 다룬 동화책 '마스크 히어로'를 펴냈다. 쉐어라이프 제공

미성숙한 존재로만 여겨지는 어린이는 미디어에서 줄곧 소외돼왔다. 좌 대표는 "지상파 편성을 살펴보면 어린이 프로그램 비율은 매우 낮고, 이마저도 만화나 예능, 오락 중심"이라며 "정치·사회·문화 등 시사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어린이 시사 프로그램은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어린이들이 주로 정보를 얻는 인기 유튜브 채널도 마찬가지다. 쉐어라이프가 '쉬운 말 어린이 뉴스' 콘텐츠 제작에 눈 돌린 이유다.

통일법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한동대에서 법학을 공부하는 좌 대표는 학교 후배의 소개로 우연찮게 새터민 멘토링 기회를 갖게 되면서 교육 사업으로 진로를 틀게 됐다. 2018년 쉐어라이프를 세우면서 새터민, 보육원 아동, 발달장애인 등 취약계층 청소년과 지역 대학생들을 연결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2019년부터는 청소년 대상 정치문화콘서트 '디사이드 코리아'를 열고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역 내 청소년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자립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좌 대표는 "처음에는 새터민 교육을 한다고 빨갱이라거나 사상교육을 한다는 오해를 받았고, 혹시 정치하려는 거냐는 의심도 받았다"며 "'배워서 남주자, 200% 삶을 살 때 배워서 남 줄 수 있다'는 지도교수 말씀대로 지식인으로서 책무를 다하려는 것뿐"이라고 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14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쉐어라이프는 재단이 보유한 뉴스 아카이브 '빅카인즈'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어린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4~12세 대상 어린이 뉴스와 어린이가 궁금한 질문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 픽토그램 뉴스 등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동화책도 꾸준히 낼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유튜브 채널 오픈이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지역에 기반한 뉴미디어 방송국을 여는 게 좌 대표의 구상이다.

지난 4년간 하루 5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도 있고 지역에서 사업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도 "21세기에 꼭 필요한 지역사회 기반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 4년은 더 고생할 생각"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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