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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 우울증 있으면 녹내장에 더 취약

입력
2021.05.0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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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서 우울증이 생기면 실명 유발 질환인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들어서 우울증이 생기면 실명 유발 질환인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 있는 노인은 실명 유발 질환인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정일ㆍ정윤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팀은 주관적 우울증 증상을 겪거나 임상적으로 우울증을 진단받은 노인을 대상으로 녹내장 발생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2009~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은 국내 66세 고령인(92만2,769명)에게 자가 우울증 설문과 우울증 진단 기록을 바탕으로 우울군(19만1,636명, 20.77%)과 비우울군으로 나눠 이후 녹내장 발병 유무를 비교했다.

먼저 우울군이 비우울군보다 녹내장 발병률이 12%로 높았다. 녹내장은 △주관적 우울증 증상만 있거나 △우울증 진단 받았거나 △우울증 증상과 임상적 우울증 진단이 동시에 있으면 발병률이 각각 9%, 23%, 36% 순으로 높았다.

또한 임상적 우울증 진단 후 2년 이내 재발하면 녹내장 발병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관적인 우울증 증상이 있고 우울증이 재발한 환자군의 녹내장 발병 위험은 58%까지 증가했다.

우울증으로 인해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와 같은 향신경성 인자(neurotrophic factor)가 줄어든다. 또한 신경 사이의 연접 부위인 시냅스가 줄고, 자율신경 실조증(autonomic dysfunction) 등이 초래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망막 신경절 세포 손상으로 이어져 녹내장이 생길 수 있다.

정윤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주관적 혹은 객관적인 우울증과 녹내장의 상관관계를 최초로 확인한 연구”라며 “특히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 우울증이 풀어야 할 사회적 과제인데 이들에서 녹내장 발병이 늘어나 실명으로 이어진다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문제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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