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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LTV 90% 상향" 진심이면 어쩌나? 난감한 금융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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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LTV 90% 상향" 진심이면 어쩌나? 난감한 금융당국

입력
2021.05.05 09:00
수정
2021.05.05 17:5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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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최초 구입자는 LTV 90%까지 상향해야"
송영길 신임 당대표 주장에 금융당국 '곤혹'
‘가계부채 억제’ 취지까지 훼손될 우려

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송영길(오른쪽) 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현황 관계부처 보고에서 송영길(오른쪽) 대표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인사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최초로 자기 집을 갖는 무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90%까지 확 풀어서 바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줘야 한다.”(당대표 후보 시절 인터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금융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파격적인 대출 완화를 주장했던 만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 조치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새 여당 대표의 대대적인 대출규제 완화 신념이 관철될 경우,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추진하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취지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민·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 앞두고… 금융당국·여당 시각차

5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민주당·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방안을 이달 중 발표한다.

애초 금융위·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출규제 완화방안도 포함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 이후 여권 일각에서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가 패배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추가적인 완화를 요구해 발표가 연기됐다.

문제는 당초 금융당국이 고려했던 규제 완화 폭과 송 대표 구상의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대출 완화 방안을 가계부채 대책에 담으려 했던 취지는 어디까지나 전체 가계부채를 줄이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제어하는 수단이었다. 서민·실수요자가 대출이 막혀 집을 못 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 'LTV 60% 수준' 고려 중… 송영길 '90%'와 큰 차이

현재 서민·실수요자 우대 요건과 혜택은 △부부합산 연소득 8,000만 원 이하(생애최초 구입자 9,000만 원 이하)일 경우 △투기·과열지구 주택가격 6억 원 이하, 조정지역 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40~50%인 LTV·DTI를 10%포인트씩 가산해주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서민·실수요자에 한해 LTV·DTI를 추가로 10%포인트 가산해주는 방안과 함께 연소득·주택가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금융당국 방안대로라면, 기본 40%인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LTV·DTI는 서민·실수요자에게 추가로 20%포인트가 올라가 60%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송영길 대표의 '90% 안'과 차이가 커 당국은 내심 곤혹스러운 처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LTV를 상향하는 안 자체에도 국토교통부 등 관련부처의 반대가 여전한데, 이를 90%까지 크게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게다가 큰 폭의 대출한도 확대는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가계부채 억제 방안의 근본 취지까지 훼손할 수 있다. 핵심 내용인 ‘차주별 DSR 40% 적용’은 결국 담보가치가 아닌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 한도를 설정해 가계부채 급증을 막겠다는 취지인데, LTV를 대폭 상향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줘 오히려 가계부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홍익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집을 사는 데 빚을 너무 과도하게 내는 것에 따르는 상당한 위험도 있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당선 이후에도 대출 완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4일에도 부동산 관계부처 회의까지 열어 금융위원장을 소환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가계부채 관리와 실수요자 금융지원이란 두 가지 사이에서 조화롭고 균형된 절충점이 도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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