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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만 백신 지원한 미국에 서운한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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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만 백신 지원한 미국에 서운한 우크라이나

입력
2021.05.04 19:2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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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 요청에는 묵묵부답
러시아 견제 공조 체제 흔들 변수로

볼로드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 지역과 맞닿은 헤르손 군 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헤르손=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드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러시아가 합병한 크림반도 지역과 맞닿은 헤르손 군 기지를 시찰하고 있다. 헤르손=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인도에 백신을 주기로 한 미국의 결단이 엉뚱하게도 우크라이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지난해 말부터 계속 코로나19 백신을 달라 해도 응하지 않던 미국이 갑자기 다른 나라를 돕겠다고 나선 까닭이다. 자칫 러시아를 상대로 긴밀히 협력하던 양국의 공조 체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일(현지시간) “인도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지원 결정이 또 다른 핵심 동맹국 우크라이나와의 관계에 긴장을 불렀다”고 진단했다. 사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서운한 마음도 이해는 간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막판부터 줄곧 백신 지원을 요청했으나 미국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러시아와 맞닿은 동부 국경 지역에서 고조된 군사적 위기에 대응하려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급하다는 게 우크라이나 정부의 호소였다. 지난달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도 백신 지원 문제는 주요 의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워낙 여러 국가에서 백신을 달라고 아우성을 쳤던 터라 미국은 섣불리 우선 지원국을 결정하지 못했다.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도 마냥 우크라이나의 민원을 무시하기 어려워 고민이다. 신(新)냉전의 도래를 점칠 만큼 경색된 미-러 관계 탓에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 지난달 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접한 국경에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후 가장 많은 병력을 이동시켜 미국을 한껏 자극했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이 활동하는 돈바스에서 교전이 격화하던 때였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가 연일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가 지속됐고, 이달 들어 러시아군이 한 발 물러서면서 현재는 잠시 소강 상태다.

그러나 긴장 수위는 언제든 높아질 수 있다. 일단 5,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행보가 주목된다. 양국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를 견제하는 공동 대응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관련 협력은 다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불만이다. 폴리티코는 “러시아의 군사적 압박으로 우크라이나가 곤궁에 처한 가운데 백신 지원은 미국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봤다. 인구 4,400만명인 우크라이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200만회분만 확보해 물량이 크게 모자란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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