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코로나19 대응에 예산 우선 투입?
다른 국제기구에도 지원금 줄일 가능성 높아?
국제사회 "팬데믹 불평등 높인다"며 비판
영국이 유엔아동기금(UNICEFㆍ유니세프) 지원금을 절반 이상 삭감했다. 대신 자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영국의 결정을 두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1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올해 유니세프 지원금을 60% 삭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유니세프는 영국으로부터 4,000만 파운드(617억5,760만 원)를 받았지만, 올해는 1,600만 파운드(274억304만 원)가량으로 지원 규모가 줄어들게 됐다.
보조금을 줄인 이유는 코로나19로 영국의 재정 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국 외무국제개발부 대변인은 "팬데믹이 영국 경제에 미친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원조 금액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원금을 줄여 감염병 대응에 예산을 더 사용하겠단 방침이다.
다른 국제기구의 보조금도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부가 지난해 이미 대외 원조 규모를 국민소득의 0.7%에서 0.5%로 낮추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줄어든 금액은 40억 파운드(6조1,757억 원)가 넘는 규모다. 이틀 전에는 유엔인구기금(UNFPA)에 보내는 금액을 85%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다른 국제기구도 줄줄이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다.
유니세프는 영국의 지원금 삭감이 전 세계의 위기아동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아직 지원금 삭감의 효과를 예단하긴 이르지만, 가장 열악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부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탈리아 카넴 유엔인구기금 집행이사 역시 "불평등이 심화돼 국제적 연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에서 영국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선 야당인 노동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라 챔피언 노동당 하원의원은 "이 상황이 너무 부끄럽다"며 "정부의 결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근시안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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