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부천 노선 축소에 실망감 작용
김포시민들 분통... "집값보다 사람다운 출퇴근 원해"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의 서울 강남 직결 무산에 경기 김포시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GTX-D가 김포시~부천시 노선으로 축소된 데 따른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6일 조사 기준) 김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지난주보다 0.0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김포의 이번 주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셋째 주(0.02%)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민간 통계 KB국민은행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서도 지난주 0.36%에서 이번 주 0.12%로 상승폭을 줄였다.
시장에 나온 김포의 아파트 매매 물량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물은 5,290건으로, 26일 5,053건에서 237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와 월세를 포함한 총 매물 수는 6,818건에서 7,120건으로 302건 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그간 GTX 기대감으로 김포 집값이 급등했는데, 강남 직결 불발로 실망감이 표출됐다”며 “당분간 소폭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GTX 무산 이후 매물이 쌓여 당분간 집값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포시민들은 집값 걱정은 둘째치고 불편한 철도교통망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GTX-D의 서울 통과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김포에는 철도 노선이 정원 200명인 2량짜리 경전철 ‘김포골드라인’뿐이라 출퇴근 시간 혼잡률은 280%에 달한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시민 A씨는 “경기도 내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 김포인데, 교통 개선이나 대책은 전혀 없고 계획된 것마저 무산되니 너무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출퇴근 대란이 벌어지는 김포도시철도는 이러다 언젠가 큰 사고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도 “출퇴근만 제발 사람처럼 하고 싶다” “서울 직결은 집값 때문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일이다” 등의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GTX-D는 추가 보완 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29일 발표한 대도시권 광역교통망계획에서도 원안이 그대로 유지돼 강남 직결을 원하는 김포시민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낮은 사업성을 이유로 경기도와 인천시가 제안한 서울 연결 노선이 아닌 김포~부천 노선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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