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내 정부 직원 가족 출국 허용
국무부, 인도 '여행금지' 경보 발령
29일 인도 뉴델리의 화장장에서 코로나19 희생자 화장을 준비하고 있다. 뉴델리=EPA 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코로나 생지옥’ 인도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빠른 시일 내 떠날 것을 권했다. 이 나라에서 근무 중인 대사관 등 정부 직원 가족에 대한 자진 출국을 승인하고, 직원에 대한 출국 허가 여부도 검토에 들어갔다. 인도 내 하루 신규 감염자가 30만명을 넘어서며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자 자국민 보호에 나선 것이다. 인도를 지원하기 위해 각종 물품을 실은 비행기도 미국을 떠났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9일(현지시간) 주인도 미국 대사관이 인도 내 의료 서비스 이용에 대한 경고를 발령하고, 체류 중인 미국인에게 귀국행 항공편을 이용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최근 인도 여행을 금지하는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미 대사관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에서 모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다”며 “인도를 떠나려는 미국인은 지금 이용 가능한 상업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4단계 여행경보는 국무부가 발령하는 최고 수준으로, 미국 시민이 인도에서의 현 보건 상황 탓에 인도를 여행해선 안 되거나 안전이 확보되는 대로 떠나라는 조언”이라며 “양국 간 직항편이 매일 제공되고 있고,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환승하는 미국인이 이용 가능한 추가 항공편도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인도에서 일하는 정부 직원 가족에 대한 자진 출국도 승인했다. 뉴델리 주재 미 대사관과 영사관 직원에 대한 출국 허가 여부도 검토 중이다. 국무부는 “뉴델리 주재 미 대사관과 영사관은 여전히 문을 열고 제한적인 영사업무를 하고 있다”며 “출국을 희망하는 인도의 미국 시민들이 상업 항공편을 이용할 것을 강력하게 권장한다”고 밝혔다.
29일 인도 뉴델리의 한 화장장에서 희생자 가족들이 슬픔에 잠겨있다. 뉴델리=EPA 연합뉴스
이는 인도 하루 확진자가 38만 명에 육박하는 등 8일 연속으로 3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나온 결정이다. 누적 확진자 역시 이날 1,8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긴급 물자를 실은 첫 인도행 항공기 2대도 이날 미국을 출발했다. 여기에는 의료용 산소통과 치료제, 백신 원료, 신속 검사 키트 등이 포함됐다. 미국이 전날 인도에 1억 달러(약 1,110억 원) 규모의 긴급 물자를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백신 생산을 위한 원료 등의 첫 수송을 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인도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반 우리를 지원한 것처럼 미국은 필요한 때에 인도에 지원을 제공하도록 시급히 협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 수송기가 오늘 밤 인도에 도착하기 시작할 것이고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기업과 비정부 기구 등도 지원물품 수송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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