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부터 정부과천청사서 회의 열려
위원 9명 전원 참석..."국민 눈높이로 뽑을 것"
이종엽 변협회장, 이성윤 중앙지검장 직격
"자기 조직 믿지 못하고, 정치 편향되면 안돼"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회의가 29일 오전 시작됐다. 9명의 추천위원 가운데 법무부·검찰 소속이 아닌 외부 인사들은 회의 개최에 앞서 공통적으로 “국민들 기대와 눈높이 맞는 인물을 추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은 유력 후보로 꼽혀 온 이성윤 서울지검장장을 겨냥해 “정치 편향성이 높은 사람은 (검찰총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추천위 위원들은 회의 시작 시간인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 앞에 속속 모여들었다. 오전 9시18분쯤 도착한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검찰총장 후보자 추천 작업이) 오늘 안으로 끝낼 것 같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현 시점에 가장 맞는 분들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후보 인원 수와 관련해선 “(규정상) ‘3명 이상’이니 관례에 따라 3명 정도 하지 않겠느냐”며 “대법관 (후보)도 3명을 추천하는 만큼 상식에 따라서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도착한 이종엽 변협회장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방금 말한 사람을 이성윤 지검장으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묻자 이 회장은 곧바로 “네”라고 인정했다. ‘(이 지검장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것이냐’라는 추가 질문에도 그는 “네”라고만 답한 뒤 회의장으로 향했다. 최소한 자신은 이성윤 지검장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사실상 내비친 것이다.
외부위원 중 한 명인 원혜욱 인하대 부총장이 예정시간보다 20분가량 늦게 도착하면서 이날 회의는 8명이 참석한 상태에서 시작됐다. 추천위원장을 맡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검찰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전국 검찰을 지휘하는 검찰총장의 중요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며 “훌륭한 후보자들이 추천될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국민들이 정말 주목하고 있고 염원인 검찰개혁 마무리를 잘할 수 있는 좋은 분들을 추천하는 중대한 소임을 맡고 있다”며 ‘검찰개혁’을 언급했다. 안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위원, 제1기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 등에서 각각 활동한 바 있다.
법무부에서 지난 26일 추천위에 넘긴 심사대상자 명단에는 이 지검장을 비롯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 차장검사)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등이 포함됐다. 현 정부에서 박상기ㆍ조국ㆍ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잇따라 보좌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추천위 회의에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위원들이 좋은 토론을 거쳐 좋은 후보들을 추천해 발표되면 즉시 소정의 절차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심사 대상으로 올라온 후보 14명의 적격 여부를 판단한 뒤 후보를 3명 이상으로 압축해 박 장관에 추천한다. 박 장관은 추천위 심사를 토대로 총장 후보자 1명을 낙점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그를 지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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