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엔 관절 통증이 나타나거나 악화하기 쉽다. 관절 부분의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근육ㆍ인대가 수축하고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뼈가 시리고 아픈 느낌의 통증이 생긴다.
이상욱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나이가 들어 어깨 통증이 심해지면 자연스럽게 오십견으로 단정하지만 같은 어깨 통증이라도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등 다른 질환일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하고 방치하기보다 위치나 정도, 양상에 따른 정확한 진단 후 초기부터 효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인공관절 수술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관절염의 날(4월 28일)을 맞아 3대 어깨 질환인 회전근개파열ㆍ오십견ㆍ석회성건염에 대해 알아본다.
◇팔 올라가지만 10초 이상 유지 힘든 ‘회전근개파열’
어깨뼈 사이에는 4개의 근육이 통과한다. 이들 근육의 주기능은 팔을 안으로 밖으로 돌리는 회전이다. 이들 근육을 ‘회전근’으로 부르는 이유다. 4개의 근육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탈구되지 않도록 유지하는데, 이 중 하나라도 끊어지면 이를 ‘회전근개파열’이라고 한다.
통증 위치는 어깨 관절의 앞, 옆쪽에서 아래쪽까지 내려오는 게 일반적이다. 팔을 들어 올린 채 10초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누워있을 때 통증이 악화하고 밤에 더 심해진다.
보통 통증이 처음에는 심하지 않고 관절 운동 제한이 적어 방치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는 4개 가운데 1개 근육만 망가지면 남은 3개 근육이 더 많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방치하는 시기가 길어질수록 파열 범위가 점차 넓어진다. 심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
이상욱 교수는 “통증이 경미하더라도 파열 부위가 작은 초기에 비수술적 약물 또는 주사를 이용한 통증 치료, 스트레칭을 이용한 관절 운동, 어깨 주위 근력 강화 운동 등으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어깨 올라가지 않고 통증만 있는 ‘오십견’
오십견은 어깨 관절 사이에 안정성을 담당하는 ‘관절낭’이라는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회전근개파열과 증상이 비슷해 오인할 때가 많다. 두 질환을 구별하는 자가 진단법은 ‘팔의 운동 범위 비교’다. 오십견은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리려 해도 어깨가 굳어 올라가지 않고 통증만 심해지는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아프고 오래 버티지 못하긴 하지만 어깨가 올라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오십견의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흔히 50세를 전후해 많이 발생한다고 해서 오십견으로 불린다. 하지만 30~40대에서도 환자가 많고 70대까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팔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굳어 버릴 수 있기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스트레칭이나 약물 요법, 주사 요법을 3개월 이상 충분히 지속하면 호전될 수 있고,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으면 ‘관절경적 관절막 유리술’을 시행한다.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나 어깨가 묵직한 ‘석회성건염’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침착한 것으로 석회가 녹아 힘줄 세포에 스며들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석회가 너무 크면 그 자체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석회는 지름 1~2㎜에서 3㎝ 이상으로 수개월, 수년에 걸쳐 조금씩 커지게 된다. 보통은 콩알 정도의 크기가 가장 많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힘줄이 퇴행하면서 세포가 괴사된 부위에 석회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일 때 골절처럼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만성이라면 석회가 주위 조직을 압박해 결리거나 묵직한 통증이 나타난다. 급성이거나 석회가 작으면 석회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지 않고 염증 치료만 해도 통증이 사라질 수 있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 충분히 해야
어깨 통증의 근본적 원인은 올바르지 못한 자세 때문일 때가 많다. 오랫동안 굽어진 어깨는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유연성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작은 외상에도 인대나 힘줄이 쉽게 파열되곤 한다. 따라서 평소 매일 3~4회 정도 어깨 스트레칭 운동으로 굽어진 어깨를 펴주는 것이 좋다.
이상욱 교수는 “건강 관리를 위해 헬스장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팔꿈치가 어깨 높이 이상 올라가는 자세는 어깨 천장뼈와 팔뼈 사이에서 힘줄이 마찰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반복적인 운동, 특히 중량을 들고 하는 어깨 운동은 힘줄 손상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운동할 때는 적당한 중량을 이용하고, 운동 전후에는 어깨 관절을 충분히 스트레칭해 손상 위험성을 줄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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