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줄었다. 지구온난화 영향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온난화는 전 지구 평균보다도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8일 이런 내용의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최근 30년(1991~2020년)을 서로 비교했는데, 그 결과 여름(일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은 20일이 늘었고 겨울(일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은 22일이 줄었다. 또 일평균 기온이 5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는 날을 기준으로 하는 '봄 시작일'은 17일이나 빨라졌다. 올해 서울 벚꽃이 100년 만에 가장 일찍 핀 이유도 여기 있었다.
'대프리카' 대구 2도 올라... 상승폭 최대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또한 최저 기온은 1.1도, 최고 기온은 1.9도 올랐다. 연평균 기온은 매년 0.2도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대구가 각각 1.9도, 2.0도씩 올랐다. 목포는 0.8도 상승에 그쳤다. 이런 격차는 서울과 대구는 내륙 지역인데다 도시화 수준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덥고 비 많은 여름... 충청도까지 아열대 된다
여름이 늘고 겨울이 줄면서, 여름철 열대야와 폭염도 늘고 한파도 줄었다. 열대야 일수만 해도 8.4일, 폭염일수는 1일 늘었다. 반면 한파일수는 4.9일 줄고 결빙일수도 7.7일 줄었다. 전반적으로 부쩍 더워졌다.
비도 많이 왔다. 강수량은 135.4㎜ 늘었지만, 강수일수는 21.2일이 되레 줄었다. 한번 비가 오면 더 세차게 왔다는 얘기다. 특히 7, 8월에 비가 집중됐다.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우리 삶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극한기후현상이 더욱 자주, 강하게 나타남을 뜻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는 점차 덥고 비 많은 아열대 기후로 변해간다. 김정식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과 과장은 "아열대 기후 지역이 최근 제주에서 남해안 일대까지 올라왔다면, 21세기 말쯤에는 충청도 지역까지 포함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른 한국 온난화
이런 기온 상승은 전 세계적 평균보다 높았다. 주된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 유력하게 꼽혔다. 기상청은 "전 지구에 비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 증가는 0.8도 높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6.5ppm(2019년 기준) 높게 나타났다"며 "우리나라 온난화와 도시화가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분석보고서를 통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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