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받을 2억 오스카 선물가방, 세금만 1억...대마초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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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받을 2억 오스카 선물가방, 세금만 1억...대마초도 포함

입력
2021.04.28 14:07
수정
2021.04.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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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오스카 후보자들에게 증정하겠다며 미국 마케팅회사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언론에 공개한 사진.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자들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진 고가의 마케팅용 선물 가방이 실은 '세금 보따리'라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간접광고(PPL) 마케팅 업체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자 등 25명에게 주겠다면서 20만5,000달러(약 2억2,800만원) 상당의 선물 가방을 마련했다. '스웨그 백'이라고도 불리는 이 선물 가방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비공식 증정품이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스타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상품 홍보를 원하는 업체 제품을 모아 만들었다.

'모두가 승자'라는 문구가 쓰인 이 선물 가방에는 1만2,000달러(약 1,300만원) 상당의 캘리포니아 남부에 있는 고급 리조트 4박 숙박권을 비롯해 등대를 개조한 스웨덴 부티크 호텔 숙박권, 지방흡입 시술권, 여러 종류의 술, 카드 게임, 과자, 스웨트셔츠, 양말 등이 포함됐다. 반려동물 구조용 망치 같은 이색 상품도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도 들어있다. 24캐럿 금박을 입힌 대마 전자담배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등이다. 포브스는 "최근 몇 년 동안 오스카 선물 가방은 대마 관련 선물들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디스팅크티브 애셋 설립자 래시 패리는 "유명인들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브랜드 홍보대사"라며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홍보 방식"이라고 말했다. "여성과 흑인, 장애인이 경영하는 기업 제품으로 선물을 구성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공짜'라는 업체 설명과 달리 선물 가방을 받는 데 아무런 대가가 없는 건 아니다. 미 국세청이 2006년부터 이 선물 가방을 소득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선물 가방을 받을 경우 연방세 37%와 캘리포니아주세 13.3% 등 50%에 이르는 금액을 세금을 내야 한다. 2억여원 상당의 제품들이라면 1억원을 세금을 내야 한다. 물론 선물 가방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에게 가방을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아카데미는 2001년부터 업체 협찬을 받아 선물 가방을 후보자와 시상자에게 나눠주다 미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2006년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판촉 활동을 펼쳤고,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도록 했다. 아카데미는 소송 당시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와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넣어 오스카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디스팅크티브 애셋은 올해 선물 가방에 지난해 숨진 배우 채드윅 보즈먼과 관련한 상품을 넣어 고인을 상품화했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올해 남우주연상 후보였던 그를 추모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NFT(대체불가토큰) 작품을 선물 목록에 넣은 것이다. 보즈먼과 그리 닮지 않은 조잡한 이미지라는 비판도 받았다. 결국 보즈먼 NFT를 만든 작가는 사과문을 내고 다시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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