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FCEV) 보급률 1위인 대한민국의 충전 인프라 구축은 전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3월 기준 지난달 기준 전 세계에 보급된 FCEV 3만7,400대 중 33%(1만2,439대)가 국내에서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1위(보급률 기준) 수준이다. 선진국의 FCEV 보급 상황을 살펴보면 미국(1만68대)과 중국(7,227대), 일본(5,185대), 독일(738대)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국내의 수소 충전 인프라 규모는 기대 이하였다. 충전기 1기당 차량대수가 180대로 1기당 224대인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은 충전기 1기당 9대, 일본 38대, 중국 56대 등이었다. 각국의 충전수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이 69기(연구 목적 제외), 미국 45기, 중국 128기, 일본 83기, 독일 71기 등으로 집계됐다.
협회 관계자는 “FCEV는 전기차 등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충전소 구축이 차량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충전인프라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충전 여건 미흡으로 수소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지체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FCEV의 연평균 증가율은 235%에 달하지만 수소 충전소의 연평균 증가율은 116%에 그쳤다. 이로 인해 충전 시간도 전기차는 전체 보급차량 동시 충전 시 16.2시간이 소요된 반면, FCEV의 경우 30시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충전소 설치의 지역별 편차 해소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소충전소의 수, 접근성, 운영시간 등 충전 여건이 좋은 지역일수록 수소차 보급률도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소충전소가 없는 경기 북부의 수소차 보급률은 경기 전체의 12%(238대)에 불과하다. 반면 경남 수소충전소의 75%(8기 중 6기)가 설치된 창원시는 경남 전체 수소차의 75%(798대)가 보급됐다.
지역별 충전소 설치와 운영시간 편차에 따른 운전자의 충전소 이용 편의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특정일에 영업시간 내내 충전한다면 지역별 전체차량 중 서울은 14%, 부산은 12%, 강원은 13%만이 가능한데 반해 세종은 113%, 충북은 64%의 차량이 충전을 할 수 있다. 수요 집중 시간인 평일 저녁 6시 이후 등에 충전한다면 서울은 총 등록차량 중 7%, 부산 5%, 강원 6%만이 충전이 가능한 반면 세종은 46%, 전남은 26%의 차량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본청과 충전소 간 거리가 100㎞ 이상인 지역은 충전을 위해서만 200㎞ 이상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차량 운행자의 실주행거리는 대폭 줄어들어 충전소 구축이 절실하다”며 “수소차 보급 확대를 통한 수송부문 탄소중립 가속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충전소를 신속히 설치하되 지역별 편차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고, 충전소 설치에 대한 조속 허가 혹은 승인, 충전소 설치 및 운영보조금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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