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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1위에서 '팔자' 1위로... 롤러코스터 탄 세종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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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1위에서 '팔자' 1위로... 롤러코스터 탄 세종 아파트

입력
2021.04.27 22: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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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수우위지수 1위 세종, 이달엔 최하
집값 급등 피로감에 공시가격 70% 인상 영향
제주는 중저가 매물 위주 매수세 상승

지난달 15일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무소 유리창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잔뜩 붙어 있다. 뉴스1

지난달 15일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무소 유리창에 아파트 매매 가격이 잔뜩 붙어 있다. 뉴스1

지난해 전국에서 매수심리가 가장 거셌던 세종이 이달 들어 매도심리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돌아섰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에 진전이 없는 데다 집값 급등으로 인한 피로감에 역대급 공시가격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며 입지 매력이 떨어진 게 이유다. 반면 수년간 매수세가 잠잠했던 제주는 중저가 매물 위주로 투자 수요가 쏠리며 매수 심리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부상했다.

27일 KB부동산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39.3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164.3, 7월 129.6, 8월 167.9로 전국 1위를 달리다 8개월 만에 전국 최저치로 내려갔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초과하면 매수자가, 100 미만이면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부동산 업계는 세종이 1년도 되지 않아 '사자' 심리가 가장 강한 지역에서 '팔자' 심리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180도 변화한 원인으로 기약 없는 '세종 천도 계획'을 꼽았다. 세종에 국회의사당을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되며 매수심리를 자극했으나 아직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하는 등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자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것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국회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며 매수세가 강해졌는데 법안 통과가 요원해지면서 매수세가 꺾였다"고 분석했다.

상승 호재가 약화하면서 반사적으로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강해졌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9억 원대에서 거래되던 새롬동 새뜸마을10단지가 1년도 되지 않아 13억5,000만 원에 거래될 정도로 세종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했다"며 "수도권에 입지 조건이 좋은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오르니 매력도가 떨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세종의 평균 공시가격 인상률은 70.68%로, 전국 평균인 19.08%보다 크게 높다. 양지영 소장은 "매수자에겐 잠재적인 세 부담이 커진 점도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세종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업계 동향도 짙어졌다. KB부동산이 전국 4,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세종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94.6이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가격 하락 전망 비중이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요둔화가 실제 집값 하락으로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 가격이 특히 뛴 도담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집주인들은 본인들이 내놓은 가격 선에서 거래가 안 된다고 하면 개의치 않고 기다리는 눈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수요둔화가 가격조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아직 매수자와 매도자가 '줄다리기'하는 시기라고 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는 팔지 않으려는 손실회피경향 때문에 집주인들이 당장 집값을 낮추진 않는다"며 "고점에서 정체했다가 천천히 하락하는 고원효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달 전국에서 매수우위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다. 제주의 매수우위지수는 124까지 치솟았다. 유거상 대표는 "제주는 수년간 가격 변동이 없었고 공급도 적었다"며 "청주시, 전주시 등과 마찬가지로 중저가 매물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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