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주는 등 지적 장애인에 정서적 학대
사회복지사 "웃자고 한 것... 학대 아냐" 주장
대법 "장애인 보호 위해 처벌 강화" 원심 유지
지적장애인 머리 위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려 조롱하고 사진을 찍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회복지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회복지사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용산구 소재 장애인시설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8년 3월 지적장애 3급인 B(39)씨 머리에 쇼핑백 끈 다발을 올린 뒤, 다른 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여러분, B씨 어때요"라고 말했다. 또, B씨에게 자신의 눈을 찔러 우는 시늉을 하게 하고,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B씨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수치심을 느끼도록 만든 '정서적 학대 행위'라는 게 수사기관의 판단이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서로 웃자고 한 것일 뿐, 학대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은 "B씨가 '무척 창피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고 비교적 명확하게 솔직한 진술을 했고, 객관적으로 봐도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분명하다"면서 벌금형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는 장애인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런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장애인복지법이 장애인 보호를 위해 정서적 학대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온 점에 주목했다. 특히 2015년 6월 장애인에 대한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땐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신설된 점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장애인복지법 위반죄와 관련해 정서적 학대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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