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유통·서비스업, 투자 가장 많이 늘어
우수한 스타트업 많아져 후속·대형투자 증가?
펀드 민간부문에선 대기업·개인 출자액 크게 늘어
올해 1분기 벤처투자와 펀드결성액이 역대 1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2의 벤처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분기 벤처투자액은 1조2,455억 원, 펀드결성은 1조4,561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먼저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지난해 1분기 대비 61.1% 증가했다. 투자 건수와 피투자기업수는 각각 989건, 558개사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업종별로는 유통·서비스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축소됐던 투자가 전자상거래와 전문서비스 관련 분야에 재차 돈이 몰리면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투자실적에서 늘어난 후속 투자 비중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1분기 후속 투자 실적은 9,079억 원으로 전체 투자실적의 72.9%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1분기 후속 투자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1분기 60% 이하에 그쳤지만 이후 매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분기에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중기부는 후속 투자 비중 증가 원인에 대해 "우수한 스타트업이 많아졌고, 벤처캐피털(VC)들이 스타트업을 선별하는 능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형투자 건수도 증가세다. 올해 1분기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총 23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해외 명품 직구 플랫폼을 운영하는 '트렌비'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가장 적합한 신약물질을 발견하는 AI 기술 플랫폼 개발 업체 '스탠다임'은 올해 1분기에만 각각 238억 원과 227억 원의 투자를 유치, 최다 투자유치 기업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펀드결성 금액의 경우엔 지난해 1분기 대비 186.7% 급증, 직접 투자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펀드 결성조합수도 53개로 2019년(34개)과 지난해(20개)를 크게 웃돌았다.
출자자별로 살펴보면 정책금융 출자가 4,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고, 민간부문은 9,911억 원으로 169.8% 증가했다.
정책금융 출자에선 모태펀드 출자가 1,470억 원 증가했고 산업은행과 정부기금 등이 포함된 기타정책기관이 990억 원, 성장금융은 785억 원가량 출자가 늘었다.
민간부문에선 대기업과 개인의 출자액 증가가 눈에 띄었다. 중기부는 "법인 출자 상위 대기업들인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등은 지난해 중기부가 출범한 스마트대한민국펀드뿐만 아니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벤처펀드에도 출자하는 등 대기업들의 벤처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1분기 1,000억 원 이상 감소했던 개인 출자 역시 789억 원 증가로 돌아서면서, 개인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과 함께 벤처펀드에도 많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유망 업종으로 떠오른 바이오·의료,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등의 투자 증가, 코스닥 1,000 돌파로 높아진 회수시장에 대한 기대감 등이 투자 열기를 이어가는 원동력이 됐다"며 "중기부는 제2 벤처붐 열기가 계속될 수 있도록 복수의결권 도입, K유니콘 프로젝트, 실리콘밸리식 금융제도 도입 등을 계속 추진하는 등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스타트업·벤처 생태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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