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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연극은 끝났지만 티켓이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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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 연극은 끝났지만 티켓이 남았네

입력
2021.04.26 17:52
수정
2021.04.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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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공연' 기념할 굿즈 만드는 공연계

26일 오후 온라인에서 언론에 선공개된 연극 '왕중왕'과 공연 주최 측이 준비한 오프라인 굿즈 'M 플레이박스'. 검은색 박스 안에는 공연 포스터(왼쪽부터)와, 손 세정제, 공연티켓, 팝콘, 금속 빨대 등 기념품이 담겨 있었다. 장재진 기자

26일 오후 온라인에서 언론에 선공개된 연극 '왕중왕'과 공연 주최 측이 준비한 오프라인 굿즈 'M 플레이박스'. 검은색 박스 안에는 공연 포스터(왼쪽부터)와, 손 세정제, 공연티켓, 팝콘, 금속 빨대 등 기념품이 담겨 있었다. 장재진 기자

약속의 시간 오후 2시가 되자 노트북을 열고 공연 주최(마포문화재단) 측이 미리 알려준 유튜브 링크에 접속했다. 26일 언론을 대상으로 사전 공개한 '랜선(온라인)' 연극 '왕중왕'이 화면에 나왔다. 한여름 보건소 폭탄 테러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를 꼬집는 풍자극이었다. 흥미진진한 작품성과 별개로 공연이 중반부에 이르자 입이 심심했다.

재단이 며칠 전 기자의 집으로 보내준 검은색 박스 안에는 팝콘이 들어 있었다. 실제 공연장이었다면 취식이 불가능했겠지만, 오늘만큼은 주전부리를 입에 넣으며 호사를 즐겼다. 박스 안에는 음료를 마실 때 활용 가능한 금속 빨대와 팝콘 가루가 묻은 손을 씻을 수 있는 세정제도 있었다.

아기자기한 기념품 중에는 이날 공연의 포스터와 티켓도 있었다. 티켓의 경우 실제 공연장에서 쓰이는 양식과 같았다. 티켓 표면에는 공연 제목과 함께 좌석 칸에 '우리집 1열 VIP석'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80분 공연이 끝나고 팝콘도 사라졌지만, 티켓은 남았다.

재단이 기념품 박스를 마련한 이유는 공연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보다 쉽게 기억에서 사라져 아쉽다는 관객 반응이 많았다"며 "특히 티켓은 공연을 추억하는 대표 매개체"라고 말했다. 재단은 연극 '왕중왕'(7일 오후 7시 30분)과 '차마, 차가워질 수 없는 온도(14일 오후 7시 30분)' 등을 재단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에 공개할 예정이다. 재단은 기자가 받은 것과 비슷한 오프라인 선물 꾸러미('M 플레이박스')를 일반 관객들에게도 제공할 예정이다. 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추첨을 통해 무료로 증정한다. 재단은 연극뿐만 아니라 클래식 등 다른 장르까지 'M 플레이박스' 제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온라인에서 공연된 뮤지컬 '베르테르'의 오프라인 특별 티켓. CJ ENM 제공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초 온라인에서 공연된 뮤지컬 '베르테르'의 오프라인 특별 티켓. CJ ENM 제공

현장 무대에서 이뤄지는 공연 예술 특성상 관객들은 공연장 문을 나와서도 작품을 기억할 만한 기념품(굿즈)을 찾는 경우가 많다. 꼭 거창한 기념품을 사지 않더라도, 공연 프로그램북이나 티켓은 좋은 소장품이 된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은 물리적으로는 남는 게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공연 제작사들은 오프라인용 굿즈를 만들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에서 공연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과 '베르테르'의 제작사 CJ ENM은 특별 제작한 티켓 등이 포함된 굿즈를 판매한 바 있다. 주최 측이 굿즈를 팔지 않는 공연의 경우 일부 공연 마니아들이 직접 온라인 공연 티켓을 만들어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10, 11월 온라인에서 공연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특별 제작 티켓. CJ ENM 제공

지난해 10, 11월 온라인에서 공연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특별 제작 티켓. CJ ENM 제공

온라인 공연을 계기로 굿즈를 제작하는 유행은 가요계에서 보다 활발하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과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은 온라인 콘서트를 열면서 별도의 굿즈를 판매했다. 콘서트 제목이 담긴 응원 슬로건과 가수 얼굴이 그려진 카드, 티셔츠 등 품목도 다양하다. CJ ENM과 네이버의 기획으로 다음달 14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에서 개최되는 음악 축제 '하이크 온 파크 뮤직 페스티벌'을 앞두고도 공연 출연 가수들이 제작에 참여한 굿즈가 판매되고 있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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