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대상 시범운영… 2시간 내 결과
26일부터 자연과학대 대상 확대 시행
오세정 총장 "다른 대학으로 확대 기대"
"선별진료소보다 접근이 쉽고 부담도 덜해요." "1시간 반 만에 음성 통보를 받았는데 안심이 되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대학 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서울대가 국내 대학 중 최초로 교내에서 '신속 코로나19 분자 진단검사(신속 PCR 검사)'를 시행하기로 하고 시범 사업에 돌입했다.
22~23일 양일간 진행된 첫 시범 사업은 관악캠퍼스 자연과학대 강의실험연구동 주차장에 마련된 진단검사소에서 진행됐다. 사전 예약한 교직원 60여 명이 검사 대상으로, 일부 교직원은 예약 없이 검사소를 방문해 즉석 검사를 받기도 했다.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검사는 30분에 15~20명꼴로 진행됐다. 예약 검사를 받은 박모(28)씨는 "선별진료소에 가면 양성일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과 섞여 불안한데, (교내 검사소는)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낮은 것 같아 안심된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채택한 신속진단키트는 등온핵산증폭법(LAMP) 기술이 적용됐으며,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방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식 허가를 받은 진단 시약을 활용하며, 민감도(양성인 사람을 양성으로 판정하는 비율)와 특이도(음성인 사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 비율)가 각각 95% 이상이다.
검사소 방문자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자기 이름이 기입된 시약통을 받아 검체 채취소로 이동한다. 채취 후 피검사자가 검체를 넣은 시약통을 보관함에 넣으면 끝이다. 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이다.
검체를 별도의 검사 장소로 옮겨야 하는 기존 PCR 검사와 달리, 현장에서 핵산 추출, 유전자증폭검사 등 분석 과정이 이뤄져 빠르면 1시간, 늦어도 2시간 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문자로 통보되며, 양성이라면 바로 관악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재차 검사를 받게 된다.
이날 검사를 받은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병원은 늘 고위험 지역이고 빠른 진단이 필요하다"며 "새 검사 방식이 얼마나 신속 정확하게 결과를 내는지, 기존 검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 직접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시범 사업 2단계로 26일부터 6월 14일까지 현장 실험 및 실습이 필수적인 자연과학대의 구성원 2,700여 명 중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검사소를 운영한다. 이후엔 다른 단과대로 시행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교내 검사소 도입 목표는 대면 수업 재개다. 이현숙 연구처장은 "동일 집단을 1주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검사해 양성자를 빨리 격리하는 방식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면 대면 활동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준호 자연과학대학장은 "단과대 특성상 실험이 중요하다 보니 대학원 연구실을 계속 열어 놓고 조마조마하게 운영해왔다"며 "안전한 연구실을 만들어 학부생까지 학교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시찰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대학은 지식 전수뿐 아니라 모여서 토론하고 연구하는 장이기도 하다"라며 "서울대의 시도가 코로나19로 위축된 다른 대학에도 확대돼 대면 교육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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