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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두 명 중 한 명이 겪는 자궁근종...정기검진 필수

입력
2021.04.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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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김슬기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김슬기 교수

#43세 여성 A씨는 최근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로봇 복강경 자궁근종 수술로 무려 11cm 크기의 근종을 제거했습니다. 수년 전 산부인과 검진에서 3cm 크기의 자궁근종을 진단받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고 지냈던 것입니다.

생리양이 급격히 늘어나고 빈혈 증상이 나타나 몇 년만에 산부인과를 다시 찾아 초음파 검사한 결과 10cm가 넘게 커진 자궁근종이 발견됐습니다.

아랫배가 나와 살이 찌는 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커진 자궁근종 때문에 배가 나왔던 것입니다.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나니 아랫배는 이전과 다르게 들어갔고, 다행히 A씨는 수술 후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35세 이상 여성 절반이 겪는 흔한 질환

자궁근종은 가장 흔한 부인과 질환 중 하나로, 35세 이상 여성의 약 40~60%, 50세에서는 약 70~80%에서 나타납니다. 최근에는 20대 여성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월경과다, 월경통, 요통, 골반통, 잦은 소변, 배뇨장애, 난임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근종이 있다고 해서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근종은 증상이 없고 폐경 이후에는 크기가 감소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자궁근종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수술적 방법은 ‘자궁근종의 제거’가 목적이고, 비수술적 방법은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 조절’이 목적입니다.

증상의 정도와 임신 계획의 유무, 폐경까지의 기간, 의사와 환자의 선호도 등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다양합니다.

‘증상 조절’이 목적인 비수술적 방법

먼저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특별한 치료 없이 우선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입니다.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이 심해지는지, 근종의 크기가 변하는지 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검사를 하면서 지켜보는 방법입니다. 폐경 이후에는 별다른 처치 없이도 저절로 크기가 감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크기가 작고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주기적으로 경과만 관찰해도 됩니다.

하지만 크기가 증가하거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소염진통제, 경구피임약, 호르몬주사제, 호르몬 방출 자궁내장치 등의 약물을 사용하게 되며, 자궁근종으로 인해 나타나는 과다월경, 월경통과 같은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자궁근종의 크기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중재적 치료 방법인 자궁동맥색전술, 하이푸(Hifu,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가 있습니다.

자궁동맥색전술이란 자궁으로 가는 혈관을 막아서 자궁근종으로 공급되는 혈액과 영양분을 차단해 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하이푸는 몸 바깥에서 고강도의 초음파를 이용한 열에너지를 가해 자궁근종 조직을 태우는 치료법으로, 절개 및 침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중재적 치료법은 치료 후 임신할 때 안전성이나 부작용에 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에서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복부 전체를 덮을 만큼 커진 자궁근종

복부 전체를 덮을 만큼 커진 자궁근종


거대 자궁근종도 로봇 복강경 수술로 가능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어렵다면 근종만을 제거하는 근종절제술,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자궁적출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이뤄지게 됩니다. 그리고 각 수술방법은 개복, 복강경, 로봇 복강경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혹이 아주 크거나, 개수가 많거나, 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확실한 치료법입니다.

그 이외에는 대부분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단일공 복강경수술은 통증이 적고 흉터가 안 보이는 장점이 있는 만큼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복강경 수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거대 자궁근종은 개복수술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28cm 크기의 거대 자궁근종을 로봇 복강경으로 성공적으로 수술하는 등 로봇 복강경 수술 가능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올바른 생활습관과 정기검진 중요

자궁동맥색전술이나 하이푸, 근종절제술은 자궁을 보존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자궁근종이 재발할 위험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자궁근종을 치료한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 및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자궁근종이 재발하지는 않는지,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하며 꾸준히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자궁근종은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흡연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 금연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며,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 자궁근종 자가 체크리스트

-생리량이 많아지고 덩어리가 나온다.

-생리주기가 바뀌고 불규칙한 출혈이 있다.

-생리통, 요통, 골반통이 심해지고 아랫배에 무언가 만져진다.

-밑이 빠질 것 같은 증상이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변비가 생겼다.

-불임과 유산 경험이 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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