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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 나발니 석방하라" 러시아 전역 대규모 시위… 1000명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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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 나발니 석방하라" 러시아 전역 대규모 시위… 1000명 체포

입력
2021.04.22 08:18
수정
2021.04.22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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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위독… 전국 29개 도시 대규모 시위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에서 시민 수천명이 모여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에서 시민 수천명이 모여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건강 악화로 사망할 우려까지 제기되자 러시아 전역에서 또 다시 나발니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인테르팍스 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해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지역 주요 도시 등 전국에서 시민들이 도심으로 몰려나와 나발니 지지 구호를 외쳤다. 러시아 내부부는 29개 도시에서 1만4,000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OVD-인포는 모스크바 20명, 상트페테르부르크 35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1,000명 이상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례 국정연설이 있던 모스크바에서만 6,000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대는 “푸틴은 도둑이다” “나발니에게 자유를” 등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나발니 부인 율리아도 모스크바 시위 현장에 나와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경찰은 크렘린궁 인근에 차단벽을 설치하고 시위대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앞서 내무부는 “무허가 시위 참가자들의 공격적인 행동, 특히 법 집행관과의 충돌을 유발하는 시도는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즉각 진압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공언했다. 나발니 측근들을 집회법 위반 혐의로 체포하고, 그의 지역사무소 두 곳을 급습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주(州) 포크로프시 제2번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나발니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3주간 식사는 물론 소금물과 비타민마저 끊으면서 건강이 위독해졌고 결국 18일 블리디미르시 제3번 교도소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국은 나발니가 매일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있으면서 건강이 양호해졌다고 밝혔지만, 그를 접견한 변호인들은 “나발니가 아주 많이 약해져서 말을 하거나 앉기도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개인 주치의들은 “나발니가 심각한 허리 통증과 다리 마비를 호소하고 있다”며 “당장 치료를 받지 않으면 며칠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나발니는 최근 진행한 혈액 검사에서도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 수준에 달해 심장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러시아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까지 나서서 나발니에게 외부 민간 치료를 허용하고 그를 조속히 석방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 대한 처벌이 법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며 특별 대우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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