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제재 조치도 예고
러시아가 자국 주재 미국 외교관 10명에 한 달 내로 출국하라고 통보했다. 앞서 미국의 자국 외교관 추방에 맞대응한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21일(현지시간) 보도문을 내고 "러시아 주재 미국 부대사 바트 고르만을 외무부로 초치해 미 대사관 직원 10명을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는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출국 요구 기한은 5월 21일이다. 외무부는 이번 조치를 미국의 적대적 행동에 대한 '대칭적' 대응으로 설명하고 추가 제재도 예고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5일 러시아 정부가 미 연방기관 해킹으로 지난해 자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주미 러시아 외교관 10명을 추방 조치하고 이와 연관된 기관 및 개인에 대한 제재를 대거 단행했다. 또 미국 금융기관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 국부펀드가 발행하는 신규 채권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제 제재도 부과했다. 당시 러시아 측은 대선 개입 의혹을 부정하며 반격을 경고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연례 대(對)의회 국정연설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비우호적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일부 국가들이 아무 이유없이 러시아를 건드린다"면서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으나 우리의 선의를 나약함으로 본다면 비대칭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서방과 러시아 간 긴장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치 이후 체코와 폴란드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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