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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위 “100% 헌신하겠다, 안산과 인도네시아를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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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위 “100% 헌신하겠다, 안산과 인도네시아를 위해 ”

입력
2021.04.22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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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활짝 웃으며 뛰어오르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활짝 웃으며 뛰어오르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완연한 봄 날씨에도 그는 겉옷을 꼭 챙겨 입었다. “한국은 아직 너무 추워서”라며 수줍게 웃던 청년은 자국 인도네시아 얘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였다. 그는 “아직 한국이 낯설지만, 한국에 온 이상 꼭 의미 있는 결과를 얻고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주축 수비수로 올해 K리그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에 입단한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22) 얘기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K리그 선구자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만난 아스나위는 “K리그는 도전의 무대”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프로리그 인기가 워낙 높아 굳이 해외진출을 하지 않는 추세인 데다 해외진출이라고 해도 동남아시아권을 벗어나지 않지만, 그는 “해외리그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며 도전을 택했다. K리그 무대를 밟은 첫 인도네시아 국적 선수이자 지난해 처음 도입된 동남아시아 쿼터 1호 선수다.

지난 2월 그가 안산에 입단할 때만 해도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선수라는 평가와 함께 그저 마케팅 효과를 노린 영입일 뿐이라는 시선이 공존했다. 지난달 28일 하나은행 FA컵 2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이달 초 K리그 무대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자 실력도 스타성도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아스나위는 “지금 이곳에선 체력과 속도를 높여 한국 선수들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쉴 때면 K리그 동영상을 꾸준히 찾아보면서 상대 선수들을 연구한다”고 했다. 상대 선수들의 이름을 기억하진 못하지만, 등번호를 머릿속에 담아둔단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한국 기후와 K리그에 적응하는 단계지만, 여름이 되면 훨씬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보답할 차례”

22세의 해외생활이 순탄하기만 할 순 없다. 아스나위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는 건 처음에 큰 문화충격이었다”며 “아직 김치도 내 입맛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웃었다. 큰 힘이 되는 건 다문화 도시로 여겨지는 안산 사는 자국 팬들이다. 4월에야 인도네시아어에 능통한 통역을 구한 터라 한국생활 초기엔 안산 지역의 팬들과 연락하며 외로움을 달랬다고 한다.

2월에 입국해 2주간 자가격리를 마친 뒤 인도네시아 식당을 찾아 팬과 사진을 찍었는데, 그 때 만난 고국 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또 격리돼 데뷔전이 늦춰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아스나위는 그럼에도 ”팬들이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같은 인사법을 알려줘 큰 도움이 됐다”며 “이젠 내가 팬들에게 실력으로 보답할 차례”라고 했다.

실제 아스나위의 데뷔 이후 홈 경기장엔 인도네시아 관중이 부쩍 늘었다는 게 구단 관계자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입장권 현장구매가 불가능해 인도네시아 관중들이 예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단 얘기를 들었다”며 “예매 방법을 인도네시아어로 설명한 자료를 조만간 배포할 것”이라고 했다. 아스나위 입단 전까지 5,000명 수준이던 안산 구단 공식 인스타그램 구독자는 최근 3만8,000명을 넘기며 폭발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인도네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 입성한 아스나위가 1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본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안산=고영권 기자


“내가 잘해야 한다, 안산과 인도네시아를 위해”

아스나위를 K리그에 추천한 신태용(51)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직접 경기를 보기 위해 안산을 찾은 소식은 현지에서도 화제였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활약에 대한 기대도 높단 얘기다. 아스나위는 “자국 선수들에게 K리그 무대 도전을 매우 추천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선 처음 한국에 진출한 내가 이 곳에서 잘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국민들에게 자부심을 안기는 존재가 되는 것도 22세 청년의 꿈이다. 아스나위는 “일단 안산의 김길식 감독과 동료들에게 배우고, 인정받는 게 목표”라면서 “한국인이 손흥민(29)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나 또한 자국민들에게 힘이 되고, 자긍심을 높여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한국에서의 목표는 K리그1(1부리그)무대 진출이다. 아스나위는 “나를 택한 안산을 위해 100%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며 “꼭 안산이 K리그1에 승격하는 데 보탬이 돼 더 높은 무대에서 내 기량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선수란 타이틀을 달고 이 곳에 온 이상 절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산=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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