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KBO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외국인 타자들의 방망이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KBO리그가 처음이라 적응 기간이 필요한 초년생은 물론, 2~3년 차 이상 ‘고참’들도 동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현재 리그 타율 10위에 외국인 타자는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위 구자욱(삼성ㆍ0.438)부터 10위 하주석(한화ㆍ0.340)까지 모두 국내 타자들이 순위를 채웠다.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고 타율은 애런 알테어(NC)로 0.320(15위)이고 페르난데스(두산)가 0.313(16위)로 뒤를 이었다. 이후로는 힐리(한화ㆍ23위ㆍ0.292)와 피렐라(삼성ㆍ28위ㆍ0.278)가 30위권 안에 겨우 턱걸이를 했다.
물론, 외국인 타자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홈런에선 알테어가 7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후로는 피렐라, 로맥이 각각 3개를 쳤을 뿐이다. 타점에서도 알테어(3위ㆍ16점)가 10위권에 유일하게 들었고, 최다 안타 부문엔 10위권에 아무도 없다.
지난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부진 정도가 뚜렷하다.
5월 5일 개막 후 팀당 15경기가량 치렀던 5월 5~24일 성적을 보면, 페르난데스가 타율 0.500으로 리그 2위를, 로하스가 0.423으로 4위를 달렸다. 홈런도 라모스(LG)가 7개를 넘기며 리그 1위를, 터커(KIA)가 5개(3위), 로하스 페르난데스 마차도(롯데)가 각각 4개(공동 5위)로 뜨거웠고, 안타 수도 페르난데스 1위(36개) 로하스 2위(30개) 터커 6위(24개)로 치열하게 경쟁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산한 OPS에서는 페르난데스(2위ㆍ1.295), 라모스(3위ㆍ1.210) 로하스(5위ㆍ1.152), 터커(9위ㆍ1.060)까지 10위권에 4명이 외국인 타자였다.
일단 지난해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모두 넘기며 ‘타이거즈 역대 최고 외인 타자’로 평가받았던 터커가 급격하게 추락 중이다. 13경기에서 타율 0.175(57타수 10안타) 4타점 5득점이 전부다. 체력을 고려해 포지션까지 전환했지만 홈런 개수는 여전히 0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0.125(16타수 2안타)인 점이 아쉽다.
‘5년 차 거포’ 제이미 로맥(36ㆍSSG)이 타율 0.238에 홈런 3개에 머문 점도 의외다. 최근 경기에서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개막 후 5경기(21타석)에서 안타가 단 한 개도 없을 정도로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메이저리그에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2016~18년) 등 모두 6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대를 모았던 라이온 힐리(한화) 역시 12경기에서 타율은 0.292를 유지 중이지만 홈런은 단 1개에 머물렀다.
KT 새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32)는 아예 ‘무성의한 플레이’ 논란에 섰다. 이전 외국인타자였던 로하스와 비교해 개인 성적(타율 0.265, 홈런 1개)도 좋지 않은데다, 지난 18일 수원 키움전에서는 공ㆍ수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일각에서는 ‘간절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밖에 마차도는 지난 6일 NC전에서 헤드샷 사구 부상으로 빠진 뒤 복귀해 타율 0.240인 상태고 프레이타스(키움) 역시 타율 0.264에 볼넷은 하나도 얻어내지 못했다.
일단은 시즌 초반인 만큼 외국인 타자들에게 적응 시간을 더 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강속구 위주의 메이저리그와 달리 변화구 비중이 높은 국내 투수와의 승부는 낯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팀의 중심에서 뜨겁게 활약해야 할 외국인 선수들이 타격 주요 지표에서 아예 빠진 모습은 국내 팬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현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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