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영남·17일 충청·21일 호남 당심 릴레이 청취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합당'을 놓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자신이 승부수로 던졌던 카드지만, 상황이 달라진 만큼 셈을 달리해야 한다는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청권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해 당원들이 찬성하면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고, 당장 통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며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모든 의견을 종합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는 "어제(16일) 대구에서 연 간담회에서보다 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야권 통합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영남권 '당심'에 비해, 충청권 당원들은 온도차가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합당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먼저 던진 카드다.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 결과적으로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에서 패배했고, 합당 숙제만 남았다.
그러나 안 대표가 '즉시 합당'으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당 내에서 나온다. 제3지대에서 존재감을 보였던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에 흡수되면 소멸될 수 있다는 우려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아직 등판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 만큼, 즉시 합당 대신 추후 더 큰 틀의 야권통합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안 대표의 지지 기반인 호남 당원들이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안 대표가 먼저 합당 카드를 제안한 만큼, 합당을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안 대표는 합당에 대한 당심을 듣기 위해 21일 광주에서 호남지역 당원을 만날 예정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도 최종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합당 결정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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