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이 어느새 국내 암 발병률 7위(5.5%)에 올랐다(2017년 발표된 국가암통계). 남성암 발생률에서는 4위(10.5%)다. 게다가 국내 전립선암은 악성도가 높고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잘 된다.
대개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를 시행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치료 반응이 떨어지는 ‘거세 저항 전립선암’으로 변한다. 호르몬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최근에는 거세 저항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PSMA 표적 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PSMA(전립선 특이막 항원)란 전립선 세포 표면에 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이를 표적하는 방사선 동위원소를 활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PSMA 표적치료의 원리다.
이런 가운데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곽철ㆍ정창욱 교수,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셀비온과 함께 PSMA 표적 진단제 ‘PSMA-NGUL’과 치료제 ‘PSMA-DGUL’ 상용화에 나섰다.
서울대병원이 진단용 의약품과 치료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기술을 이전 받은 셀비온이 임상용 신약을 생산해 비임상 시험까지 마쳤다. 현재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치료제인 PSMA-DGUL은 올해 4월 초 식품의약약안전처 인ㆍ허가를 위한 1/2상 임상 시험을 개시했다. 이전 동물 실험에서 외국에서 사용 중인 치료제 PSMA-617보다 치료 효과가 더 좋았다. 분자 구조가 더욱 단순해 다른 장기에서의 체외 배출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임상 시험 환자들은 6주 간격으로 4회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진단제 PSMA-NGUL은 1상 임상 시험을 조기에 마치고, 2/3상 다기관 임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경쟁 진단제인 PSMA-11보다 성능이 더 우수했다. 둘을 비교한 다른 연구에서, PSMA-NGUL을 주입한 환자들은 콩팥ㆍ침샘 등 다른 장기에서는 흡수율이 낮은 반면, 병변에서의 흡수율이 높았다. 즉 영상에서 색깔이 진하게 나타나 확실히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 핵의학회 저널(Journal of Nuclear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PSMA 표적 진단제와 치료제는 방사선 의약품을 활용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ㆍTherapy(치료) + Diagnostics(진단))를 달성할 수 있다. 진단과 동시에 특정 부위에만 치료를 할 수 있기에 효율적이고 환자에게도 유용하다.
강건욱 교수는 “기존에는 진단 시 불소 등을 활용하고 치료는 PSMA-617을 이용하는 등 진단과 치료가 불일치했다”며 “이 기술은 진단과 치료에서 동일 계열 표지자를 활용해 진정한 테라노스틱스를 달성했다”고 했다.
곽철 교수는 “현재 더 이상 표준 치료가 거세 저항 전립선 환자의 다수가 외국에 나가서 PSMA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에서 더 우수한 기술로 PSMA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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