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선복 열차팀장과 전희지 승무원
간호사 승객 등과 응급조치 의식 회복
오송역 대기 중 119구급차로 이송까지
달리는 KTX 안에서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50대 승객을 신속한 대처로 살려낸 한국철도(코레일) 승무원들이 화제다. 주인공은 남궁선복(54) 팀장과 전희지(26) 승무원. 기관사와 함께 그날 열차에 탑승한 직원들이다.
16일 두 사람에 따르면 긴급 상황은 전날 오전 서울역을 출발, 부산으로 가는 KTX-산천 23 열차에서 발생했다. 오전 11시 15분, 천안아산역을 출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객차에서 비상 호출이 들어왔다. “옆에 앉은 사람이 좌석에서 의식을 잃은 것 같다!” 정신을 잃고 있던 50대 남성(A씨) 옆에 있던 다른 승객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신고를 접수한 승무원은 상황을 즉각 공유하고 환자가 있는 3호차로 달려갔다. 다른 승객의 도움으로 바닥에 누워 있던 A씨가 심정지 상태에 있는 것을 확인한 남궁 팀장은 즉각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사태의 심각성을 본능적으로 느낀 전희지 승무원은 객차 끝에 설치된 방송장비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날따라 객차 한 칸 거리가 멀었다. “3호차에 응급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의사, 간호사 계시면 도와주십시오!”
남궁 팀장은 평소 훈련한 대로 심폐소생술을 펼쳤지만, 승객 호흡은 돌아오지 않았다. 도움 요청 방송을 몇 차례 한 전 승무원은 마이크를 놓고 7호차로 튀어갔다. 심장제세동기가 거치된 곳이다. 7호차에서 심장제세동기가 도착하자 남궁 팀장은 침착하게 패드를 환자 몸에 붙였다. 그 후 스위치를 올리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장치였다.
제세동기가 스스로 작동하는 동안 오만 가지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쳤다. ‘다시 숨을 쉴까.’ 도움 요청 방송이 나간 지 얼마가 지났을까. 다른 칸에 있던 승객 둘이 3호차로 왔다. “제가 돕겠습니다.” 두 승객은 자신을 각각 간호사와 군인이라고 밝혔다.
심폐소생술, 마사지, 제세동기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한 이들의 합동 응급조치가 취해지자 A씨는 스스로 숨쉬기 시작했다. 이내 의식까지 돌아왔다. 열차가 오송역으로 진입하자 대기하고 있던 119구급대원들이 열차 안으로 들어왔다. 구급대원들이 A씨를 들것에 실어나가자 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고생했다는 말에 남궁 팀장은 "응급처치 요령과 매뉴얼대로 신속하게 움직인 것밖에 없다”고 했고, 전희지 승무원은 "처음 신고를 해준 승객, 안내 방송에 적극 움직여준 승객, 119에 우릴 대신해 신고해준 승객들이 만든 작품”이라며 손사래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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